매일신문

국정원 IO의 달콤한 유혹

YS안기부, 반역의 역사

국정원 IO의 달콤한 유혹
국정원 IO의 달콤한 유혹

국정원 IO의 달콤한 유혹/ 김태우 지음/ 지식중심 펴냄

'IO'에 대한 용어설명부터 시작한다. Intelligence Officer의 약자로 국정원 내 국내 정보담당관(조정관 또는 수집관)을 말한다. 이 책의 지은이도 이 용어에 대한 설명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권 초기부터 '적폐청산'이라는 네 글자와 '국내 정보담당관(IO) 제도 폐지'가 주요 화두가 됐던 사안이다.

'IO'가 하는 일에 대한 설명도 덧붙인다. IO는 국회나 정당, 언론사를 비롯해 정부 부처와 자치단체, 대학, 기업, 종교단체 등 사회 각 분야를 출입하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수집한 정보는 중요도에 따라 상부에 보고된다. 사생활에 가까운 사소한 개인사 해프닝마저도 윗선에 살짝 귓뜸을 해주는 역할마저도 했다. 해당 출입처 기자들과도 다양한 끈으로 연결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며 공생관계를 맺기도 한다.

국가 안보를 위한 정보를 수집하는 국가정보원(국정원) 건물. 국가 권력기관이지만 부당 선거개입 등으로 개혁 대상으로 자주 거론된다.
국가 안보를 위한 정보를 수집하는 국가정보원(국정원) 건물. 국가 권력기관이지만 부당 선거개입 등으로 개혁 대상으로 자주 거론된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은 '셀프개혁' 속의 숨겨진 반역의 역사로 문민정부(YS정권)가 국민을 속이고, 3차례 선거에 모두 개입하는 반역의 역사를 쓴 사실을 알려준다.

제2장은 '1994년 보궐선거, 정치관여죄 신설 직후 정치관여'라는 제목으로 IO가 여당 공천후보 순위를 매기고, 집권여당 후보 패배를 예견하는 등 정권이 충복으로서 IO의 활동사항을 알려준다.

제3장은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원세훈=1995년에도 민자당 후보는 국정원에서 나가라고 해서 나갔다'는 제목으로 선거개입 문건과 언론인 사찰, 보도관여 등을 다루고 있다. 제4장은 '지자체 선거대비 전략' 실행에 옮겨졌다. 이 장은 집권여당이 사찰 정보를 선거에 활용하고, 보수단체를 선거에 동원하도, 선거구 단위 영향력 기업인 조사 등 뿌리깊은 국정원의 민낯을 보여준다.

제5장은 1996년 15대 총선, 선거공작의 결정판. 국정원 IO의 일일 동향보고서 작성에 대한 실상을 드러내며, 15대 총선 선거개입 문건 1~5를 실었다. 더불어 국정원 셀프개혁의 함정도 분석했다.

지은이는 독일정부가 옛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의 문서고를 열어 공작정치의 민낯을 밝혀낸 것처럼, 문재인 정부도 국정원에 내부에 존재하는 불법사찰과 선거개입 문건을 공개해 진정한 개혁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IO제도 폐지'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와도 맞물려 있어서 국정원법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는 국내정보수집 폐지와 대공수사권을 다른 기관으로 이양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발의해놓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국정원법 개정은 국가안보 포기선언"이라며 반대하고 있어서 법 개정은 불투명한 상태다.

국정원 적폐청산 작업은 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모으는 일이 중요하다. 지은이는 이 책이 IO제도를 몰랐거나 관심을 갖지 않았던 사람들이 문민정부 안기부가 숨겨온 셀프개혁의 민낯을 직시하여 국정원 개혁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한편 이 책을 지은 김태우는 1990년 대구CBS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1995년 TBC로 이직해 주로 지역 토착비리를 고발하는 기사를 많이 썼다. TBC 보도국장을 거쳐 현재는 TBC 스마트교육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7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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