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의 불모지인 구미에서 아동문학 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김수희(여·44·구미 상모사곡동) 시인.
최근 그녀는 아동문학계의 권위 있는 황금펜아동문학상과 천강문학상 등을 잇달아 휩쓸면서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아동문학 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녀는 초등학생 때부터 줄곧 문예반에서 활동할 정도로 글쓰기를 좋아했다.
고향은 김천 농소면이다. 집 바깥의 세상은 아담하고 예쁜 동화 같은 산골이었다. 봄이면 피어날 봄꽃나무들이 줄 서 있고, 여름이면 자두와 사과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곳이었다.
그녀는 "어릴 때 자연이 품은 순수함과 따뜻함을 보고 자랐기 때문인지 누구나 읽었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글쓰기를 좋아했던 그녀는 대학을 창작문예과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상 취업이 잘되는 치위생사를 선택했다. 치위생사로 살면서도 글에 대한 욕심은 버릴 수 없었으나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키우면서 직장도 그만뒀고 글쓰기도 멈췄다.
그때 글쓰기를 다시 할 수 있도록 희망과 용기를 준 분이 초등학교 때의 은사로 당시 교장이던 박태제 씨다. 그는 아흔이 넘었지만, 아직도 김 시인의 정신적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녀는 수필과 시를 써오다가 2007년 구미문인협회에 입회하고, 본격적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1년, 당시 아동문학 거장인 박방희 시인의 추천으로 동시를 쓰기 시작했고 그것이 아동문학으로의 첫걸음이었다.
그녀는 매일신문이 주최한 매일 한글글짓기 경북공모전 장원과 구미문화예술공모전 수필 대상 등 수차례 수상한 이후 꾸준히 글을 써오며 2013년 항공문학상·맑은누리문학상 동시 부문을 수상했다. 2015년 '사진'과 '바위' 동시로 제43회 창주문학상을 받으면서 등단을 했다.
그녀가 꽃길만 걸어왔던 것은 아니다. 출품한 작품이 번번이 최종심사에서 탈락하는 좌절을 맛봤다. 신춘문예 4번, 황금펜문학상 3번 등 최종심사에서 수십차례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그녀는 "도전을 멈출 생각은 없었다. 느리게 가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이루지 못하는 것이 두려웠다"고 했다.
끈기와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올해 여러 개의 열매로 맺어졌다. 4월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혜를 시작으로 8월 황금펜아동문학상과 9월 천강문학상까지 3관왕을 이룬 것이다.
지금도 그녀의 휴대전화 메모장에는 수많은 미완성 작품들이 저장돼 있다. 시상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장에 씨앗을 심어놓고, 짬짬이 물을 주고, 수십 번의 보완을 거쳐 싹을 틔운다.
그녀는 "내년에는 개인 작품집을 발간하고, 앞으로 좋은 작품을 써 교과서에 실리는 것이 꿈"이라며 "퇴직을 하면 아동문학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동시 동호인 모임도 만들어 문우들과 함께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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