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교통사고 도시' 오명 벗긴 대구 교차로 구조개선 사업

대구 주요 교차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가 최근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2014년 통계를 보면 사고가 빈번한 전국 상위 20곳 교차로에 대구가 6곳(30%)을 차지할 만큼 악명을 떨쳤으나 지난해 조사에서는 단 1곳도 들지 않았다. 불과 3년 만에 이들 교차로 사고가 43.4%나 급감했고 ‘사고뭉치’ 오명도 완전히 벗었다.

이런 결과는 당국이 눈에 불을 켜고 사고 줄이기에 노력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제가 된 죽전네거리와 범어·계산·두류·성당·황금 교차로는 통행량이 많은 데다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달갑지 않은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교차로 구조’에 먼저 손을 댔다. 잘못된 구조와 제 기능을 못 하는 교통시설물이 사고를 유발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구시는 2016년부터 ‘교통사고 30% 줄이기’를 목표로 사고가 잦은 교차로 50곳의 구조 개선에 힘을 쏟았다. 들어간 예산만도 62억원이다. 그 결과 도로교통공단 조사에서 사고 다발 2위였던 죽전네거리는 24위로 떨어졌다. 다른 교차로도 40~50위권 밖으로 벗어났다. 속도 제한과 교차로 우회전 구간 도로 폭 좁히기, 차로 재조정 등을 통해 사고 위험도를 크게 낮춘 것이다.

뒤집어 보면 그동안 대구 교통환경이 잘못된 운전 습관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느슨했고, 각종 교통시설물은 사고를 막거나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결국 사고를 부르고 시민 안전을 위협해온 것이다.

이제 그 해답을 찾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주요 교차로를 벗어나면 여전히 낙후한 교통환경이다. 교통법규 준수 등 성숙한 교통문화 정착에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도로 위 상황이 늘 불안하고, 아찔한 순간을 매일 되풀이한다면 결코 교통선진 사회가 아니다. 당국이 지속적으로 계도·단속을 벌이고 구조 개선작업을 벌여야 하는 이유다. 여기에 운전자와 시민도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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