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개최된 '제1차 한·러 지방협력 포럼'은 우선 환동해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는 포항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중앙정부뿐 아니라, 극동 러시아와 국내 각 지방정부에서도 많은 고위인사들이 참석하는 등 나름대로 국제 행사다운 면모를 보여 주었고 주최 측에서도 좋은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한 모습이 역력하였다.
이번 포럼 중에서 최대 성과라면 역시 호혜적 협력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포항선언'을 채택한 것이고 그중에서 한러 지방협력 포럼을 위한 상설 사무국 설치가 눈에 띈다.
극동 러시아는 우리와 오랫동안 역사를 공유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유라시아 진출의 길목이고 천연가스, 석탄 등 무한한 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에겐 지정학적,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그래서 현 정부가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북방정책의 핵심 지역이다.
러시아 정부 또한 극동 러시아 개발을 통해 아태 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을 갖고 있어 우리의 기술과 자본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와 극동 러시아 간 상호 협력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에는 두 가지 교류협력의 중심축이 있다. 바로 우리의 신북방정책을 중심으로 한 남·북·러 삼각협력이 하나의 축이고 다른 하나는 북·중·러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한 북·중·러 삼각협력이다. 이 두 가지 협력의 축이 앞으로 동북아시아 교류 협력의 중심이며, 바로 환동해권 교류 협력의 핵심 부분이 될 것이다.
그런데 현재 극동 러시아의 허브 도시인 블라디보스토크 인구가 약 60만 명이고 극동 러시아 전체 인구가 약 630만 명에 불과한 데 비해, 중국의 동북 3성 인구는 1억 명이 넘는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은 지리적 이점을 이용, 현재 극동 러시아에 대한 외국의 교역과 투자 중 약 80%를 차지하는 등 극동 러시아 진출에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또 동북 지역 생산 물자를 동해를 통해 상하이 등 중국 남부와 동남아로 수송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앞으로 우리가 극동 러시아 진출에 있어 넘어야 할 경쟁 상대이면서 협력 파트너로 삼아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물류 관광산업을 비롯한 환동해권 교류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동북 3성을 빼놓을 수는 없으며, 한·러 지방협력 포럼도 언젠가는 중국 동북 3성, 북한, 일본, 몽골까지 포함하는 '환동해 지방협력 포럼'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한·러 지방협력 포럼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좋은 출발은 성공의 반이다'라는 말처럼 앞으로 우리 신북방정책의 한 축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극동 러시아와의 교류 협력에 있어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경제 분야뿐 아니라 교육, 문화 등 다른 분야도 함께 다루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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