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혜경궁 김씨' 경찰 수사결과에 정치권 엇갈린 반응

야3당 "이재명, 사죄하라" vs 민주·정의 "좀더 지켜봐야"

일부 정치인에게 패륜적 막말을 일삼은 트위터 계정 '@08__hkkim'. 이른바 '혜경궁 김씨'로 불린 계정의 주인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 씨라는 경찰 수사 결과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야3당은 이 도지사 사퇴를 거론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부의 판단과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17일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경찰은 '혜경궁 김씨'와 김혜경 씨가 동일인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우연이라며 이런 판단을 내렸다"며 "이제 이 도지사 부부는 이중적 행위를 중단하고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 도지사 부부는 언제까지 국민을 우롱할 것인가"라며 "더는 국민 기만과 정치 불신을 조장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배설에 가까운 글을 올린 주인공이 잡혔다"면서 "이쯤 되면 이 지사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 도지사 부부를 향해 '쌍욕일체, 가증일체, 위선일체의 부부'라고 비난하고 "이 지사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하태경 최고위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른 정부도 아닌 문재인 정부의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며 "민주당이 이재명 지사를 바로 출당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경찰 조사결과로 '혜경궁 김씨' 공방을 지켜본 국민은 정치인의 거짓 해명에 다시 한번 허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이 지사는 경기도민과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비운의 여인 혜경궁 홍씨는 '한중록'을 남겼지만, 비루한 여인 혜경궁 김씨는 '트위터'를 남겼다"며 "그동안 '아내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고 강변해 온 이 지사의 해명이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공식 논평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재로서는 당사자(김 씨)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의 기소 여부와 법원의 판단을 보고 나서 당의 최종 입장을 정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또한 "당헌·당규상으로도 본인이 혐의를 부인하면 사법부 판단을 기다리게 돼 있다"면서 "본인이 혐의를 인정하는 경우 혹은 그 혐의를 뒤집을 만한 증거가 나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 만큼 당으로선 현재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경찰 조사결과는 김씨의 혐의가 사실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빈약하다"며 "향후 검찰 수사에서 분명한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한다"고 논평하며, 민주당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파문이 점차 확산 되면서 여권 안팎에서도 논란이 적지 않다. 당장 민주당 소속인 표창원 의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혜경궁 김씨가 이 도지사 부인인 김혜경 씨가 맞다면 이 도지사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법정에서 밝혀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옳다고 덧붙이기는 했으나 논란이 된 트위터 소유주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까지 거칠게 비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권 내 친문 진영의 반발 움직임도 일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