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건강한 식탁을 원하는 사람들의 화두다. 특히 요즘 사람들이 유기농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비싸다. 유기농이 과연 효과도 있고, 정말 안전한 지 궁금하다. 비전문가들도 유기농에 대해 좀 더 알고 접근해야 한다.

30여년 전 유기농 조합이 생길 때 원칙은 단순했다. 소비자들은 자기가 먹는 농산물이 안전하면, 돈은 더 지불할 마음도 있었다. 생산자인 농부는 고정적인 수입원이 없어서 불안하다. 그럼 중간에서 이런 고민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조합이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소비자들은 매달 회비를 내고 주기적으로 농산물을 받았다.
유기농의 안정적 공급에는 변수가 많다. 농산물 수확을 앞두고, 비나 태풍 등이 오거나 갑작스러운 병충해로 수확을 못하는 수도 생긴다. 농민들에겐 어쩔 수 없는 변수다. 그런데 소비자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무언가 안전한 농산물을 먹고자 꼬박꼬박 회비를 냈는데, 어느 날 아무 것도 먹을 수 없다고 하니까 허탈하다. 농산물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없고, 단순 경제 마인드로 주고받는 관계는 깨질 수 밖에 없었다.
현재는 대규모 유기농 조합이 대세다. 조합들은 계약된 생산자에게 일정한 기준을 정해둔다. 보기도 좋아야 하고, 크기도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한다. 벌레 먹고 비틀어지고 작은 농산물은 불량품으로 납품되지 않는다. 이런 농산물을 불량품이라고 항의하는 소비자들을중간의 조합이 설득해야 하는데, 유기농 조합들이 경쟁에 치중하다 보니 소비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건 또 대형화된 조합과 소비자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인식 탓에 크고 깨끗하지만 식이섬유가 적은 농산물을 현재 비싼 가격에 사먹고 있다. 수경재배를 했는지, 기준에 맞는 비료를 뿌려서 겉으로 보기에만 멀쩡한 농산물인지는 따지지 않는다. 소비자는 비싼 돈을 주고도, 몸에 좋고 건강한 농산물을 먹지도 못하는 구조다. 즉, 현재 유기농 농산물은 이로운 성분이 많은 것이 아니다. 가성비를 생각하면 굳이 유기농을 고집하지 말라고 권유하고 싶을 정도다.
우선 소비자들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식이섬유가 많고 적음을 기준으로 농산물을 대하자. 그리고 조합에 이런 기준을 요구해야 한다. 농민들이 자기들 먹을 것은 약도 안치고, 파는 것만 약을 친다고 비난해서는 안된다. 약 안치고 작고 비틀어진 농산물을 불량품이라고 항의한 우리들이 잘못한 문제다. 비틀어지고 볼품없는 농산물을 제값을 주고 사먹어야 농민들이 산다. 천재 지변으로 우박 맞았다고 불량 또는 곰보 사과라고 반값으로 깎으려 하지 말고, 온 값을 주고 사먹도록 하자. 벌레 먹은 고구마가 있으면 식이섬유가 풍부한 건강한 고구마라고 반갑게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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