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무엇이 이들의 행위를 가능케할까?

경북부 엄재진
경북부 엄재진

안동시의회 신청사와 관련한 매일신문의 연속보도를 둘러싸고 이상한 기운이 감돈다.

설계변경과 공사를 관리·감독해야 할 '감리'와 '감독'의 엇갈린 주장과 결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설계변경 공사가 서둘러 진행되는 등 행정기관의 업무추진, 여기에다가 '매일신문이 어깃장 기사를 쓴다'는 비난의 말들이 공공연히 들려온다.

심지어 해당 기관인 의회에서조차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일체 관여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는 말까지 들린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이같은 행위를 가능케 할까? 현장에서 다양한 사건·사고를 취재해 온 기자로서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들이 놀랍기만 하다.

설계변경은 그야말로, 예산 절감이나 좀 더 나은 건물을 만들기 위해 행해져야 한다. 특정업체를 위한 것이나, 설계변경을 통해 제품과 공사업체를 바꾸려는 의도가 있다면 비정상이다.

설계변경으로 적삼목은 옹이가 다닥다닥 붙은 값싼 '유절'로 바뀌었고 뒤틀림이나 변형방지를 위해 설계된 '알루미늄 띠'는 사라졌다. 감리는 '아직 미시공됐다'고 했지만, 감독은 '필요 없다'고 한다.

창과 유리, 루바가 일체형으로 설계된 청사 창문은 설계변경을 통해 제작하기 수월하도록 분리형으로 나뉘었다. 이것도 감리는 '안동의 A금속이 담당한다'고 답했지만 감독은 'A금속을 모른다'는 엇갈린 대답이다.

게다가, 담당 공무원들은 지난 19일 가준공을 위해 점검한다는 핑계로 부산을 떨었지만, 점검에 사용될 장비의 배터리가 꺼져 유야무야 서둘러 마치면서도 '계획대로 29일 준공할 것'이라 말한다.

심지어, 이 건물에 들어갈 안동시의회도 언론의 문제 제기에 대해 철저한 점검을 통해 문제와 말썽 없는 건축물로 만들어 줄 것을 집행부에 요구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오히려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일체의 자료요구나 질문을 자제하자는 말들이 들려온다.

안동시의회 신청사를 둘러싼 이런저런 의혹들은 매일신문 보도에 앞서 공공연했다. 이런저런 사람들이 개입됐다느니, 누가 돈을 받았다느니 하는 말들까지 나돌았다.

분명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건물에 대해 언론의 지적이 있고 난 뒤부터 오히려 이런저런 소문들이 잠잠해지는 모양새다. 과연 이 건축물을 둘러싸고 무슨 일이 숨겨져 있는 걸까? 또 무엇이 그들의 이런 행위를 가능케 할까? 의회 신청사가 복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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