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을 지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홍준표 전 당 대표를 바라보는 대구시민의 시선이 냉소적이다. 김 전 지사는 최근 대구 시지 아파트를 팔고 서울로 완전히 이사했으며, 홍 전 대표는 지난 20일 현실정치 복귀를 선언했다. 김 전 지사는 "고향 대구에 뼈를 묻겠다"고 했지만, 대구에 온 지 3년 만에 말을 바꿨다. 지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수성갑 당협위원장을 사퇴한 김 전 지사는 서울에서 정치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 전 지사는 2016년 8월 총선에서 낙선한 뒤에도 대구에 계속 머무르겠다고 밝혔으나, 대구에서 정치적 재기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대구를 떠난 것이다. 김 전 지사는 내년 2월 열릴 예정인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가 대구를 떠나고 난 뒤 홍 전 대표가 정치 재개를 선언했다.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1월 홍준표 전 대표를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에 임명해 '셀프 꽃길' '텃밭 셀프 입성' 논란이 일었다. 이후 홍 전 대표는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당협위원장에서도 물러났다. 홍 전 대표가 어떻게 해서든지 국회로 입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홍 전 대표가 어디에서 '둥지'를 틀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홍 전 대표가 다시 대구로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경남지사를 지낸 홍 전 대표가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의 별세로 생긴 내년 4월 창원시 성산구 보궐선거 출마로 발판을 마련해 차기 대선에 재도전하지 않겠느냐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대구에 왔다가 떠난 김 전 지사와 홍 전 대표를 바라보는 대구시민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대구가 얼마나 만만하게 보였으면 선거철만 되면 중앙정치권 인사가 표를 달라고 대구에 내려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구의 정치 환경은 변했다. 지난 총선 당시 김 전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졌다. 홍 전 대표가 당협위원장이었던 북을은 홍의락 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이어 3선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는 패배한 정치인이 복귀전을 준비하는 곳이 아니다. 경기지사 출신이 대구에 온 데 이어 경남지사 출신이 대구에 오는 것을 대구시민은 더 용납하지 않는다. 대구시민은 국민에게 내뱉은 약속을 쉽게 뒤집는 정치인을 더 이상 보길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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