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서울 아현지사 화재에 따른 통신 장애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통신 핵심 설비인 광케이블과 전화선이 불에 타면서 전면 교체가 불가피해 완전 복구에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5년간 이 정도 규모의 장기 통신장애는 없었다.
대규모 통신장애를 초래한 데는 허술한 방재 설비와 관리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완전 복구까지 일주일
25일 KT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12분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은평구 일대에서 이날까지 통신 장애가 이어지고 있다. 통신구는 케이블 부설을 위해 설치한 지하도를 뜻한다.
무선전화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60%가량 복구됐지만, 데이터 통신은 여전히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카드결제를 포함한 일반 인터넷 회선은 70%, 기업용 인터넷 회선은 50% 복구된 상태라고 KT는 전했다.
인터넷 서비스는 유선을 이용하는데, 통신구 내 광케이블과 전화선이 훼손되면서 이날까지 일부 차질이 예상된다.
장애 복구는 피해 구간을 지상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행히 무선전화는 현장에 투입된 이동기지국과 인근 국사로 트래픽을 우회할 수 있어 유선보다는 복구 속도가 빠르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소실된 광케이블과 회선까지 복구하려면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소방당국과 KT는 보고 있다.
◇17만 회선 통신구에 소화기만 비치
대규모 통신 장애가 이틀째 이어지자 허술한 설비 관리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KT 아현지사는 통신설비가 밀집된 집중 국사다. 지하 통신구에는 전화선 16만8천회선, 광케이블 220조(전선 세트)가 설치돼 있었지만, 소화기만 비치돼 있었을 뿐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주말 아현지사 상주 직원은 2명에 불과했다. 애초 불이 나더라도 즉각 대응이 어려웠던 구조다.
소방법상 허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행 소방법은 전력이나 통신사업용 지하구가 500m 이상인 경우에만 스프링클러 등 연소방지설비와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현지사 지하구는 500m 미만이라 방지설비 설치 의무가 없다.
이를 두고 통신회선으로 전송하는 서비스와 트래픽 양이 급증한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장애로 이어진 통신구 화재
KT 통신장애가 만 하루를 넘기면서 최근 15년간 최장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과거에도 통신구 화재는 대형 통신장애로 이어졌다. 1994년 3월 10일 발생한 서울 종로5가 통신구 화재는 서울시내와 수도권 일대에 무더기 통신두절 사태를 몰고 왔다. 화재로 지하 통신구 내의 광케이블이 타면서 통신선로 32만1천회선이 손상돼 전화회선은 물론 방송회선까지 끊겼다. 전화는 화재 발생 나흘만인 14일 오전에야 완전 복구됐다.
같은 해 11월 18일에는 대구 지하통신구에서 불이 나 대구 시내 통신망이 마비됐다.
2000년 2월 18일에는 여의도 전기·통신 공동구에서 불이 나 21일까지 사흘간 통신장애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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