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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천연가스 매장량 조사해보니 '포항시민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양'

폐철도부지 천연가스 불 10년 동안 유지될 수도

포항 폐철도부지 도시숲 공원에 위치한
포항 폐철도부지 도시숲 공원에 위치한 '불의 정원'. 배형욱 기자

포항 폐철도부지 공원화 도시숲 공사 중 폭발과 함께 발생한 천연가스 불이 1년 8개월째 꺼지지 않는 가운데(본지 2017년 3월 9일 자 14면 보도 등) 이곳 천연가스 매장량이 포항 시민이 한 달간 쓸 수 있는 정도로 조사됐다.

포항시는 경제성이 낮아 불이 저절로 꺼지기를 기다리기로 하고 이를 관광·교육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포항시는 27일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자연)이 수행한 '포항 대잠동 천부가스층 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불이 붙어있는 곳 일대에서 조사된 천연가스 매장량은 포항 시민들이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양으로, 개발한다고 해도 수익을 낼 수 있을 정도의 양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자연 등은 불이 난 지점에서 50m 떨어진 곳에 1번 시추공을 박고, 여기서 700m 거리에 2번 시추공을 박아 매장량을 조사했다. 1번 시추공 지하 179m 지점에서 가스를 함유한 사암층이 발견됐고, 두께는 6.8m로 나타났다. 또 2번 시추공에서는 지하 197.4m에서 가스 함유 사암층이 나왔으며, 두께는 7.2m였다.

이를 분석한 지자연 등은 1, 2번 시추공의 가스층이 지질학적으로 동일한 퇴적층일 가능성이 높고 가스 성분은 대부분이 메탄으로 이뤄진 생물기원 가스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

시추조사가 진행된 이 일대는 1970년도에도 가스 매장량 시추공 조사가 진행돼 지하 227m에 11m 두께의 사암층에 가스가 함유돼 있다고 확인된 바 있다.

1, 2번 시추공 분석값을 토대로 추정한 천연가스 매장량은 반경 3㎢ 내에 약 2.258 Bcf(10억 입방피트, 가스 계량 단위), LNG 무게 단위로 환산하면 2만여 t으로 20만 가구가 한 달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천연가스 불을 끄지 않고 둔다면 길게는 10년 동안 불길이 유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20일까지 14개월간 진행됐다.

지자연은 연구 결과서를 통해 "포항 일대는 연구지역뿐만 아니라 바깥쪽에서 가스층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어, 시추 허가와 시행에 관련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며 "시추 현장에서는 가스 누출을 감지할 수 있는 장비와 폭발을 대비한 장치 활용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천연가스 불은 지난해 3월 남구 대잠동 폐철도부지 공원화 도시숲 공사 업체가 지하수 관정 개발을 하고자 시추하던 중 폭발과 함께 발생했다. 포항시는 현재 이곳에 '불의 정원'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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