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됐을까. 컬링이 올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인기 종목으로 떠오른 이유는.
야구와 컬링은 경기 내내 빠른 두뇌 회전을 해야 하는 공통점이 있다. 한마디로 머리가 좋아야 하는 운동이다.
우리 국민은 머리가 좋기에 야구를 좋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급속히 알려진 컬링은 머리를 굴리는 국민 정서에 부합했다. 두 종목은 올림픽 메달로 민족적 자긍심을 높였다. 야구와 컬링을 보는 관람객들은 치열한 두뇌 싸움에 빠진다. 공 하나하나에, 스톤이 손을 떠날 때마다 경기 상황이 달라지기에 집중해야 한다. 이는 자신과의 도박이다. 나는 이렇게 던지고 치길 바랐는데. 성공과 실패가 순간순간 반복된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관람한다.
보는 사람이 이럴진대 선수, 감독 등 종사자들의 머리 회전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두 종목 종사자들이 머리를 너무 많이 굴렸을까. 올해 야구 국가대표팀과 컬링 '팀킴'이 국민 인기를 제 발로 걷어찼다. 이 과정에서 스포츠 성공 신화를 만든 '국보 투수' 선동열과 김경두 경북컬링훈련원 원장은 불명예에 신음하고 있다. 그들 삶의 뿌리가 뽑혀 나간 형국이다.
스포츠의 가치를 보는 눈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성적으로 대변되는 스포츠 신화 탄생은 이제 국민 안중에 없다. 성공을 가늠하는 잣대가 성적(메달)이 아니라 공정한 과정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인권과 투명한 돈 처리란 항목이 가세하면서 스포츠계의 기존 방식을 박살 내고 있다.
한국 스포츠의 세계화를 이끈 성과주의 스포츠의 몰락이다. 일정한 인권 제한과 자유로운 돈 처리가 성과주의의 바탕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선동열은 선수 시절의 영광과 삼성 라이온즈 감독으로 거둔 업적을 올해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감독을 역임하면서 모두 잃어버렸다.
물론 일부 평가이지만, 선 감독은 선수를 부정 선발해 형편 없는 대회의 금메달을 땄고, 선수들이 군 면제를 받도록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선 감독은 소신껏 감독의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무지한 정치권 추궁과 KBO의 책임 전가에 결국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보장된 감독직을 자진해서 사퇴했다.
컬링 신화의 산증인 김경두 원장 가족은 팀킴이 던진 호소문에 파렴치한 집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20여 년간 애써 일군 그들의 업적은 이미 풍비박산 났다.
김경두 원장 가족에 대한 팀킴의 호소문 사태는 진실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감사 중이다. 김 원장은 맨땅에서 가족 중심으로 살림을 일구다 보니 현재 시점에서 요구하는 인권과 투명함을 지키지 못했을 수도 있다. 더불어 올림픽 후 선수단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과의 마찰은 불가피했다. 좀 들여다보면 팀킴의 호소문은 따져봐야 할 대목들이 있다. 그들에게 컬링을 가르쳐 안정적인 직장과 올림픽 연금 등 큰돈을 안긴 스승에게 던진 호소문은 배은망덕한 행위로 비칠 수 있다. 팀킴이 평창 대회 후 치솟은 인기와 유명세에 사로잡혀 초심을 잃었다는 지적도 있다.
김경두 원장은 팀킴을 희생양으로 보고 있다. 그는 어떤 목적을 가진 세력이 팀킴의 배후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왜 오지환과 박해민을 뽑았고, 팀킴은 무엇을 위해 호소문을 냈는지 진실은 감춰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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