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생활하는 동티모르 아이들에게 고무신을 선물하는 사회복지법인 가정복지회의 '착한고무신' 캠페인(본지 7월 2일 자 11면 보도)이 현지에서 큰 환영을 받고 있다. 가정복지회는 고무신 보내기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빈곤퇴치를 위한 교육지원 사업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가정복지회는 지난 10월 15일 지역사회에서 기탁받은 고무신 500여켤레 가운데 30켤레를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서 남쪽으로 2시간 거리인 베레마누레우 마을의 아이들에게 전달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어린이들은 크게 기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티모르에서 15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대훈(55) 선교사는 "아이들이 예쁘게 꾸며진 고무신을 보고 크게 기뻐했다. 울퉁불퉁한 산길에서 맨발로 커피콩을 주우며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에게는 신발이 절실하다"고 했다.
가정복지회의 착한고무신 캠페인은 지난 7월 지역 사회복지법인 중 최초로 시도한 해외원조 사업으로 시작했다. 동티모르는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천159달러에 그친 저개발 국가다. 제조업 생산기반이 거의 없어 모든 공산품이 귀하다. 아이들도 대부분 맨발로 생활해 잦은 상처나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대훈 선교사는 "시골 마을 아이들은 절반 이상이 맨발로 생활하고, 신발이 있는 학생들도 등교할 때만 잠시 신고 손에 들고 다닐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정복지회는 현물 기부나 현금 후원으로 마련한 고무신을 현지 비영리 NGO를 통해 빈곤층에 전달하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지역 사회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용천초등학교 '아버지 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꾸민 34켤레의 고무신을 보냈고, 지역 디자인전문회사 ㈜컴엔시는 '작품' 수준의 고무신 11켤레를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까지 가정복지회로 모인 고무신은 모두 500켤레, 현금 기부는 400만원을 기록했다.
가정복지회는 현지에서 고무신이 유용하게 활용되는 점을 확인한만큼 착한고무신 보내기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학교 대신 일터에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을 위한 장학사업 및 교육 기자재 지원사업도 함께 펼치기로 했다.
직접 꾸민 고무신을 보내주거나 가정복지회 홈페이지에서 월 1만원의 정기후원을 하면 2켤레의 고무신을 기부할 수 있다. 현재 카카오 '같이가치' 온라인 모금사이트에서도 1천만원을 목표로 모금을 진행 중이다. 댓글을 달거나 공유만 해도 자동으로 100원이 기부된다.
권혁철 가정복지회 자원개발본부장은 "고무신이 불편하지는 않을까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직원들이 고무신을 신고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을 정도로 생각보다 편했다. 가난을 이겨내던 시기 '끈기와 희망의 상징'이었던 고무신이 동티모르에서도 가난 극복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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