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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추가 금리인상 여부는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중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건물 밖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중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건물 밖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 가운데 내년 추가 금리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안정 차원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했지만 추가 인상 부담은 크다. 고용 악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가계와 기업의 소비·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2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말 발간하는 내년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구체적인 정책 기조를 공개할 계획이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인상 여부에 "이번 1차례 금리인상에도 통화정책 기조는 아직 완화적"이라면서도 "향후 통화정책은 경기, 물가 등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안정 상황을 함께 고려해서 판단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11월 금통위에서도 금리동결을 주장한 금통위원이 2명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재 경기 등 통화정책 여건에 대한 금통위원 간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6~9개월 뒤 경기흐름을 예측하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9월까지 17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한은은 지난 10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조정했다.

연초(3.0%) 전망치에 비해 0.3%P 낮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6일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와 2.6%로 하향 조정하면서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 '금리동결'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은 "내년도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율도 점차 둔화될 수 있는 여지가 높아 추가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팀장은 "금리인상 이후에도 통화긴축 선호 기조는 유지되겠지만 경제성장률, 물가 등 펀더멘털을 볼 때 내년에는 동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에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 역시 한은의 금리인상 동결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밑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지면 한은도 금리로 대응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이주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파월 의장의 중립금리 관련 발언으로 미 연준의 내년도 금리인상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며 "반면 발언의 앞뒤를 잘 보면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짚었다.

그는 "12월 중순에 있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 회의에서 제시될 금리인상 경로와 경제전망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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