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창 대구가톨릭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KAIST 공학박사)
경상북도는 민선 7기 "새 바람, 행복 경북"의 역동적 추진을 위해 도지사, 부지사, 실국장, 과장 등 간부 60여 명을 대상으로 매주 금요일 오전 7시에 전문가를 초청하여 특강을 실시하는 조찬 포럼을 실시하고 있다. 이철우 도지사의 아이디어다. 11월 30일에는 "지역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연관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필자가 특강을 했다.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모든 간부가 간식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특강에 열중하는 모습에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 뿌듯함을 느꼈다. 그 날의 특강 내용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 지면에는 산학연관 역할 중 중 기업과 대학의 역할, 다음 지면에는 연구소와 관의 역할에 대해 소개한다.
먼저 기업의 역할이다. 지금까지 기업은 학연관으로 부터 지원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산학협력이 아니라 산학지원인 셈이다. "대학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모르겠다", "신입사원을 처음부터 새로 가르쳐야 한다"고 불평할 게 아니라 대학 교육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받기만 하는 시스템을 주고 받는 산학협력 관계로 바꾸어야 한다. 먼저 강소 기업, 지역 스타 기업, 프라이드 기업, WC300 기업, 중견 기업 등 지역의 우수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바쁘지만 기업의 작은 봉사가 산학연관 협력을 극대화시키고 기업은 더 큰 이익을 가져 갈 수 있다.
다음의 대학의 역할이다. 대학은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으로 구분된다. 한국의 연구중심대학은 논문 쓰기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많다. KAIST 박종욱 교수에 따르면 신소재과 교수 1인당 연평균 SCI 논문 수는 약 10편, MIT 재료공학과는 5.4편이다. KAIST가 2배나 많다. "매달 1편씩 논문을 쓴다는 것은 연구 없이 글쓰기 만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지난 정부 산업부 R&D전략기획단장을 지내고, 중견기업 규모의 학교기업을 탄생시킨 서울대 박희재 교수는 "공대 교수들조차 산학협력엔 뒷전", "논문만 신경, 대학연구가 산업발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10월 30일 중앙일보가 2018년 대학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와 교육여건이 각각 100점, 학생교육 및 성과 70점, 평판도 30점을 합해서 순위를 정했다. 경북대학은 20위 안에 없었고, 영남대학은 3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지역 대학은 대부분 교육중심대학이다. 우수한 논문을 쓰기보다는 학생을 잘 교육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중앙일보는 교수연구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 3개를 합해 교육중심대학 순위도 발표했다. 천안에 있는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학)이 탄탄한 산학협력 시스템을 기반으로 취업률 1위, 창업지표 1위 등을 차지하면서 2009년부터 10년째 1위를 차지했다. 10위 이내에 지역대학은 역시 없었다. 지역 대학의 분발이 요구되고, 코리아텍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산학협력은 대학 생존과 지역기업을 위해 연구/교육중심대학 모두에게 필수다. 산학협력의 중심은 교수다. 이론으로 무장된 교수가 기업을 열심히 학습하면 기업을 선도할 수 있다. 기업 선도 능력이 있는 교수는 지역기업과 다양한 형태의 산학협력 구축을 통해 교육, 연구, 봉사 등 교수능력 향상, 학생 취업이나 현장실습 기회 제공, 링크 플러스나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 등 국책사업 수행을 통한 대학 경쟁력 향상, 애로기술 자문이나 교육, 우수한 인력 공급 등 다양한 형태로 지역기업에 기여할 수 있다. 산학협력은 대학과 지역 기업이 윈-윈 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인 것이다. 모든 교수는 산학협력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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