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에서는 9, 19, 29 등 아홉 수를 불길하다고 여긴다. 클래식 음악사에서도 '9번 교향곡의 저주'라는 징크스가 있다. 베토벤을 비롯해 슈베르트, 드보르자크, 부르크너, 말러 등 세계적 음악가들이 9번 교향곡까지만 작곡한 뒤 숨졌기 때문이다.
9번 교향곡의 저주는 베토벤부터 시작된다. 그의 교향곡 제9번 '합창'은 음악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 후에 10번 교향곡을 구상하던 베토벤은 급사했다.
9번의 저주는 슈베르트에게로 이어진다. 그는 '겨울나그네' '마왕' 등 600여 곡의 가곡을 남긴 '가곡의 왕'이었으나 요절했다. 특히 슈베르트는 열 번째 교향곡을 스케치하다가 불과 31세의 나이로 사망해 이때부터 9번 교향곡의 징크스 또는 저주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어 부르크너와 드보르자크도 저주의 희생양이 됐다. 브루크너는 9번 교향곡을 작곡하던 중 돌연 사망했고, 체코가 낳은 국민주의 음악의 영웅 드보르자크 역시 9번 '신세계 교향곡'을 작곡한 직후 사망했다.
이렇게 되자 후대 작곡가들은 죽음에 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대표적인 사람이 구스타프 말러다. 그는 숫자 9를 두려워했다. 베토벤과 슈베르트, 드보르자크, 브루크너 등이 교향곡 9번을 작곡한 후 여지없이 숨을 거뒀기 때문이다. 그는 아홉 번째 교향곡을 써야 할 시기가 되자 저주를 피하려고 했다. 그는 아홉 번째로 작곡한 교향곡에 번호를 붙이지 않고 단지 표제만을 부여했다. 아홉 번째 교향곡에 번호 대신 '대지의 노래'라는 이름만 붙였다. 하지만 그 후 작곡한 교향곡에 9번 번호를 붙인 뒤 결국 숨졌다.
물론 '9번 교향곡의 저주'라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으며 호사가들이 흥미로 지어낸 것이다.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은 100곡이 넘는 교향곡을 작곡했으며, 모차르트는 41곡의 교향곡을 남겼다. 쇼스타코비치는 아홉 개 이상의 교향곡을 쓰고도 거뜬히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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