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때 통치 편의를 위해 자신들의 입맛대로 지은 청송군 부동면 명칭이 지역 고유 특성을 살린 '주왕산면'으로 변경된다.
청송군은 4일 명칭변경을 묻는 투표에 부동면 주민 99%가 찬성함에 따라 내년 2월쯤에는 부동면이 주왕산면으로 공식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은 지난달 말부터 4일까지 부동면 12개 마을 1천116가구를 대상으로 '면 단위 마을 명칭 변경 주민공청회'를 진행했고, 함께 진행한 투표서 참가한 891가구가 중 882가구가 찬성, 9가구가 반대했다. 특히 부동면의 상평·지·하의·상의·신점1·내룡·라·항 등 마을은 투표를 참여한 주민 모두가 '주왕산면'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청송군은 이와 관련 9월 17일 청송군의회에 의견을 전달(본지 9월 18일 자 9면 보도)한 바 있다.
조례 개정 및 안건의 의회 통과, 경북도에 결과 통보만 거치면 주왕산면은 공식화된다.
부동면 명칭은 1914년 3월 1일 시행한 조선총독부령 제111호인 지방 행정구역 조정으로 생긴 이름이다. 하지만 당시 행정구역 개편은 우리 민족의 목소리를 전혀 담지 않은 채 일제가 지배 편의를 위해 마음대로 이름을 지었다.
부동면도 청송도호부가 위치한 지금의 청송읍 동쪽에 자리했다는 이유로 '부의 동쪽, 부동'으로 지어진 이름이다. 그 전까지 고서 등에 따르면 주왕산 앞에 자리하고 있다고 해서 '주왕산마을'이란 명칭을 사용하며 지역민과 지역 특성을 그대로 담아왔지만 일제는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
부동면에 속하는 주왕산의 폭포 역시 고유지명을 갖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일제는 1930년대 민족문화 말살 정책에 따라 고유지명을 쓰지 못하게 명칭을 없애고 주왕산 입구에서 들어가는 순서대로 제1, 2, 3폭포로 명칭을 강제 변경했다.
이후 2013년 6월 18일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국가지명위원회를 거쳐 주왕산 제1, 2, 3폭포를 고유지명인 용추, 절구, 용연폭포로 이름을 변경하며 80여 년만에 제 이름을 찾게 됐다.(본지 2012년 12월 13일 자 1면 보도·2013년 6월 18일 자 2면 보도)
윤경희 청송군수는 "부동면 주민들의 가슴 한구석에는 늘 일제의 가슴 아픈 상흔이 자리하고 있어서 군수 취임 후 가장 먼저 이 명칭 변경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내년 새롭게 시작하는 '주왕산면'이 주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