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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공기청정기? 경로당 공기청정기 보급사업에 대한 농촌과 도시지역 반응 엇갈려

'시골에 공기청정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로당 공기청정기 보급사업'에 대한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도시지역 경로당에선 최근 미세먼지 등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공기청정기 보급을 반기는 반면 농어촌지역 경로당들은 '농촌에 무슨 공기청정기가 필요하냐. 경로당 시설 개보수나 해주면 좋겠다'는 등 거주지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농어촌지역 어르신들은 대체로 이 사업을 그다지 반기고 있지 않다. 공기 깨끗하고 물 좋은 시골에 살고 있어 공기청정기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기청정기 보급 비용으로 경로당 시설 개보수 및 설비 교체나 해 주기를 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위군에 사는 한 노인은 "공기청정기도 좋지만 경로당에는 이보다 더 시급한 일이 많다"면서 "정부가 인기 정책를 내놓기 보다 진짜 무엇이 필요한지부터 파악하는 기본에 충실한 정책을 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청송군은 경로당 공기청정기 보급사업을 아예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군비 부담이 60%나 되는 상황에서 어르신들이 필요하다고 생각지도 않는 사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청송군 관계자는 "청송은 청정지역이라 공기청정기 보다는 노후된 에어컨이나 온풍기 교체가 더 시급한 것 같아 이 사업을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도시지역 노인들은 최근 몇 년 새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 욕구가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대구 수성구 파동의 한 경로당에 다니는 할머니는 "미세먼지가 호흡기에 그렇게 나쁘다는데 경로당에도 공기청정기가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며 "냉·난방기가 노후된 경로당이 많으니 이왕이면 공기청정기 단일품목 말고 냉·난방 기능이 함께 있는 제품을 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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