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의 빛나는 시점이 다르듯 사람들의 빛나는 부분들도 다르지 않을까? 각자의 천직은 '타고난 직업이나 직분' 혹은 '개인의 성질과 능력에 마땅한 직업' 등으로 정의되니 많은 사람들이 본래의 모습대로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동양에서는 중국의 사서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오묘하다는 주역의 64가지 괘(卦)를 따라 직업을 찾아가기도 하였으며, 일본에서는 대학을 졸업한 많은 젊은이들이 운명이라며 앞치마를 두르고 가업인 요식업 등을 시작할 정도로 천직 수행은 근래까지 주요한 사회 현상이었다.
서양에서의 천직은 BC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창하였으며, 16세기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에 의해서 강조되고, 20세기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에 의해 더욱 확산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과 당신의 재능이 교차하는 곳에 천직이 있다"고 했으며, 개혁가 루터는 성직자가 아닌 다른 직업도 하늘의 소명을 수행하는 천직으로 "이웃을 섬기고 세상을 건강하게 만드는 직업"이라고 했다. 킹 목사도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면 귀하지 않은 일이 없다"면서 이들의 철학을 계승했다. 이때까지의 천직이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직업이라야 했던 것 같다.
20세기에는 가속화된 산업화로 다양한 직업들이 등장하였으나 세계적인 불황과 전쟁으로 사람들은 생존의 위협도 느꼈을 것이다. 이후의 세상은 자본주의가 대세가 되었고 직업은 생계 및 재물축적의 필수적 수단이 되어 갔다. 이 시대에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어도 안정과 부를 보장하는 직업이라면 천직이 될 수 있었다.
21세기에는 기술의 발달로 생활이 더욱 편리해졌고 인공지능 기술의 등장으로 4차 산업 혁명시대를 목전에 두게 되었다. 기계가 세탁이나 요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성가신 일을 하게 되어 인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가 있게 될 것이다. 즉, '물질의 시대'에서 '마음의 시대'로 바뀌어오면서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이라야 천직이라 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최근에도 안전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IMF사태를 지나 4차 산업혁명으로 달려온 우리사회는 변화와 위험이 없는 직장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마음이 아닌 어떠한 외부의 상황에 휘둘려서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이 250만년 인류역사의 교훈이 되었다. 우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행복할 수 있으며, 그런 개인이 많은 세상은 더 발전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음이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면 점점 좋아하는 일이 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되어갈 것이다. 마음으로 시작하는 일에서는 늦은 나이가 없다. 인생을 망설이며 주저하기보다는 원하는 미래로의 즐거운 걸음을 시작해야 천직과 만날 수 있다.
지난 시절 찾아다닌 것은 대박의 꿈이 아니라, 내면의 목소리에 부합하는 삶의 목적과 진정한 욕구였을 것이다. 안정을 위한다며 진정으로 원하는 천직 찾기에는 애초부터 나서려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안타깝다.
진정으로 설레는 일이면 그 길로 접어들게 하자. 그들에게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하고, 삶의 목적과 자신의 욕구에 부합하며, 진정으로 설레는 업무인 천직을 즐기면서 보람찬 인생길을 걸어가도록 안내하자. 이것이 지금의 사회와 기성세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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