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낙연 총리, 구미 방문 때 했던 약속 반드시 지켜야

이낙연 국무총리가 5일 구미를 찾아 경제인들을 만났다. 그는 간담회에서 경제인들이 솔깃할 만한 희망적인 얘기를 여러 개 풀어놨다. 총리가 경제 침체로 고통받는 구미를 찾은 것만 해도 고무적인데, 선물 보따리까지 내놓겠다고 하니 흐뭇한 풍경이다.

이 총리는 구미 경제의 어려움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했다. 그는 "구미 경제를 지탱해온 전기전자산업의 생산기지가 빠져나가면서 기존 산업이 고도화되지 못해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KTX 구미역 정차와 구미국가산업5단지 입주 업종 확대, 기업 규제 완화 등을 검토해 국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의 검토 약속은 구미시가 지금까지 정부에 꾸준히 건의한 내용인 만큼 노력 수준이 아니라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것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이 총리마저 '말의 성찬'에 익숙하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 뻔하다.

이날 간담회에서 삼성LG 관계자들은 정부와 사전 조율이 있었는 듯, 얼핏 그럴듯해 보이는 약속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생산기지로 투자에 소홀하지 않겠다"고 했고, LG전자는 "OLED 등에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새로운 투자 계획이 잡힌 것도 아니고, 기존에 하던 것을 계속할 것이라는 의미다. 좀 삐딱하게 보면 잔칫집에 말로 부조(扶助)하는 수준이다.

우리는 지난 8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직후 구미를 방문해 이런저런 얘기를 한 것을 기억한다. 그 후 이 대표가 구미에 관심을 보였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다. 이 대표는 정치인이어서 그럴 수 있지만, 정부를 이끄는 이 총리는 '빈말'로 그쳐선 안 된다. '민주당 소속 시장'이 있는 구미를 정치적으로 보기보다는, 구미 시민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이 총리는 구미에서 약속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해결해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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