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을 앞두고 지난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선 치열한 기 싸움이 펼쳐졌다. 울산 현대가 "대구? 울산에게 안'대구'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오자 대구FC는 "OK. 계획대로 '대구' 있어" 플래카드로 맞받았다. 결과는 대구의 '계획대로의 완승'이었다.
대구는 5일 결승 1차전 원정 2대1 승리에 이어 8일 홈경기로 치른 결승 2차전에서도 3대0으로 이겼다. 예상하기 힘들었던 낙승이었다. 지난해 FA컵 우승팀이자 올해 정규리그 3위(승점 63)인 울산은 올해 정규리그 3차례 맞대결에서 연거푸 대구(7위·승점 50)에 0대2 패배를 안겨준 강팀이기 때문이다.

전반을 0대0으로 비긴 대구는 후반 14분 김대원, 31분 세징야, 43분 에드가가 릴레이 골을 터뜨리며 울산을 완벽히 제압했다. 세징야는 FA컵에서 5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대회 최우수선수(MVP)상까지 거머쥐었다. 세징야는 "대구에 입단한 뒤 새 역사를 만들고 싶다고 인터뷰했는데, 그 내용이 오늘 현실로 이뤄진 것 같아 기쁘다"며 "오늘 우승은 모든 대구 구성원들이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매서운 한파에도 경기장을 찾은 1만8천351명의 관중은 대구의 창단 첫 FA컵 우승에 열광했다. 대구는 올 시즌 K리그1(1부리그)에서 한 경기 평균 홈 관중 3천518명을 모았지만 이날 경기엔 무려 5배가 넘는 팬들이 모였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다는 배주현(20)군은 "대구FC가 대구스타디움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여서 친구들과 왔는데 우승까지 해서 너무 기쁘다"며 "내년에 전용구장 '포레스트 아레나'가 문을 열면 더 자주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구스타디움 고별 경기에서 구단과 K리그의 새 역사를 쓴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고서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골키퍼 조현우는 "대구스타디움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지금까지 경기를 치르면서 정이 많이 든 구장"이라며 "은퇴할 때까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팬 7명에 대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원정 응원 지원을 약속한 조광래 대표이사는 "아시아 무대에서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내기 위해 스토브리그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2019 ACL 조 추첨식에서 올해 한국 FA컵 우승팀은 광저우 에버 그란데, 멜버른 빅토리(호주), 플레이오프 3경기 승자와 함께 F조에 배정받았다. 울산이 우승할 경우 ACL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었던 K리그1 4위 포항 스틸러스는 아쉽게도 ACL 진출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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