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음식물쓰레기 처리의 심각성

임재양 외과 전문의

내가 채식을 시작하자 음식물쓰레기가 엄청 많이 나왔다. 처음에는 무엇이 음식물쓰레기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공부해보니, 음식물쓰레기를 나누는 기준은 나라마다 달랐다.선진국은 퇴비로 만들 수 있는지에 따라 구분한다. 우리는 동물사료로 사용하는 것만이 음식물 쓰레기이다. 그러니까 같은 채소라도 딱딱한 물질이나 옥수수껍데기, 달걀껍질은 음식물쓰레기가 아니다. 당연히 생선이나 고기도 아니다.

임재양 외과 전문의
임재양 외과 전문의

각 가정에서 나온 음식물쓰레기는 매립하거나 동물사료로 쓰거나, 2가지 방법으로 처리한다. 땅에 매립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문제가 많다. 매립장소를 구하기 쉽지 않아서, 계약이 안되면 한번씩 음식물쓰레기 대란이 생기기도 한다. 무엇보다 침출수가 나오고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

현재 많은 음식물쓰레기는 가축 사료용으로 활용한다. 주민들이 정확하게 분류한 것도 아닌데 재분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냥 큰 기계에 들어가서 섞고 갈면 동물사료로 나오게 된다. 고기가 섞인 것이 동물사료로 쓰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무엇보다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처리비용만 1년에 500만t, 9천억 원이다.

정부에서도 음식물쓰레기의 심각성을 알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 20년 전부터 분리수거를 하고 줄이자는 운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 생활쓰레기의 20%를 넘고있다.(선진국은 10%). 몇 년전부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하고 음식점에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해서 27%나 줄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안 된다.

나는 마당이 있으므로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고 있다. 부패가 아니고 발효를 시켜야하므로 조금의 수고는 해야 한다. 미생물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온도(25℃ 내외), 수분(한번씩 물을 줘야 한다), 공기(가끔씩 뒤집어야 한다), 영양분(질소·탄소 비율이 3:1)이 맞아야 한다. 이런 방법이 개인차원을 넘어서 동네차원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현재 도심에서는 주차장이 부족하므로 노는 땅을 주차장으로 내놓으면 세금혜택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주차장은 더 많은 차를 가져오도록 만들고, 환경오염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악순환이다. 이런 땅을 동네에서 음식쓰레기를 처리하는 땅으로 만들고 세금혜택을 주자. 아마 음식물쓰레기 50%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주민들이 관리하는 방법을 상의하고 운영을 하면 음식물 쓰레기 활용도 할 뿐더러, 환경에 대한 관심도 커져서 점차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운동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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