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 완산동 옛 공병대 부지에서 아파트 건설 공사 중 석유계총탄화수소(TPH) 기준치를 초과한 오염토양 3만1천여 t이 나와 영천시로부터 정화조치 명령을 받았다.
석유계총탄화수소는 토양환경보전법에서 정하는 토양오염물질 21개 중의 하나로 유류 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물질이다.
옛 공병대 부지의 TPH 오염 면적은 2개 구역으로 1구역 6천45㎡, 2구역 1천451㎡ 규모다. 오염토양의 부피는 1구역 1만2천506㎥, 2구역 2천568㎥이다. 1, 2구역 오염토양 부피를 t으로 환산하면 총 3만1천여 t이다.
토양전문기관의 TPH 조사 결과 1구역 70개 지점 283개 시료 중 12개 지점 24개 시료가 대지의 토양오염우려기준(500㎎/㎏)을 초과했다. 최고 오염농도 시료는 5,567㎎/㎏으로 나타났다. 최대 오염심도는 3m인 것으로 확인됐다.
2구역에서는 58개 지점 304개 시료 중 2개 지점 4개 시료가 기준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오염농도 시료는 8,456㎎/㎏으로 기준치를 16배나 초과했다. 최대 오염심도는 2m다. 이 구역에선 지난달 잔토 처리 중 토양정밀조사 지점 사이에서 오염토양이 추가로 발견됐다.
토양전문기관은 "아파트 건립공사 부지가 과거 공병대 부지였던 것으로 미뤄볼 때 차량정비소 및 유류 저장시설 등에서 사용했던 각종 유류물질 등에 의해 오염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현재 1, 2구역 오염토양 3만1천여 t은 영천시 북안면 유하리 토양정화업체로 반출돼 토양경작법으로 정화처리를 하고 있다. 토양경작법은 오염토양을 굴착해 지표면에 깔아놓고 정기적으로 뒤집어 공기 중의 산소를 공급해 주는 호기성 생분해 공정법이다.
14일 토양정화업체 처리장에는 검은색과 황갈색의 오염토양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오염 정도에 따라 석유 냄새가 많이 나는 곳도 있다. 업체 관계자는 "굴착기로 오염토양을 뒤집어 산소를 공급하고 미생물 먹이를 공급한다"고 했다.
이번 토양정밀조사 및 정화조치는 지난 8월 아파트 시행사인 한국자산신탁이 자체 조사한 결과(TPH 749㎎/㎏)를 신고해 시작됐다.
영천시는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보고 내년 2월 12일까지 토양정밀조사 및 내년 9월 26일까지 오염토양 정화조치를 명령했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현재 오염토양 정화처리 비용은 아파트 사업비에서 나가고 있다"며 "이후 비용청구 소송 여부는 아파트 사업주 측에서 처리할 문제"라고 했다.
영천시 완산동 공병대는 2000년 영천 외곽으로 이전했다.
군부대 관계자는 "옛 공병대 부지의 토양오염과 정화처리 과정을 확인하겠다"며 "이전 당시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한 오염토양 처리 조항 유무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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