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최근 열린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가슴 졸이면서 지켜봤을 것이다. TK는 한국당의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음에도 TK 의원들은 별다른 역할을 못 했다. 최근 인적 쇄신의 칼날이 TK 친박(친박근혜)으로 향하자, 불편한 심기를 감출 수 없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원내대표 경선 전날 차기 총선 압승을 기원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TK 국회의원들은 인사말을 통해 자기반성과 사과 없이 정부 비판만 쏟아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최근 만난 한 TK 국회의원은 기자에게 답답하다면서 하소연했다. 그 의원은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 왜 그렇게 비판만 하느냐"고 털어놨다. 하지만 TK 의원 대부분은 하소연만 할 뿐 제대로 된 목소리조차 지도부의 눈치를 보며 주저하는 초라한 모습을 보였다.
나경원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은 TK 친박 의원들에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해줬다. 한국당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TK 의원들이 언제까지 이렇게 숨죽이고 눈치만 봐야 하느냐는 지역민들의 우려가 크다. 게다가 원내대표 선거 결과로 오히려 TK를 대변할 원내지도부 진출은 막힌 상황이 됐다. 나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용기 의원의 힘을 받고 압승해 앞으로 충청권이 부각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역 의원에게 정책위의장 '콜'이 왔는데도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기 위해 손사래 쳤다는 얘기도 들린다.
내년 2월 한국당 전당대회가 다가오고 있다. 지역에서는 4선의 주호영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원내지도부 진출이 무산된 상황에서 주 의원의 선전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주 의원은 전당대회 행보가 소극적이다. TK 한국당 의원 20명의 존재감과 역할, 목소리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당권주자마저 배출하지 못할 경우 TK가 한국당 내 지분을 전혀 갖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지역민들은 지난 총선에서 현재의 한국당 3, 4선 중진 의원들에게 지역을 위해 더 큰 일을 하라고 소중한 표를 준 것이다. 누리기만 하고 도전하지 않는 정치인은 당내에서 존재감이 없는 것은 물론 지역 대표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지금 대구경북에는 대표 정치인은커녕 곧 발표될 '인적 쇄신 살생부'에만 신경 쓰는 초라한 정치인들만 보인다. 지역민들은 대구경북을 대표하고 짊어질 큰 정치인을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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