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내 중립지대 국회의원과 친박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받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새 원내 사령탑에 오르면서 대구경북(TK)의 정치지형이 어떤 형태로 변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TK 의원 상당수가 나 원내대표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TK 의원들이 당내에서 강한 발언권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당내 구도와 정치일정상 TK 정치권이 따돌림을 당할수도 있다는 분석도 많다.
TK 의원들의 원내지도부 진출이 무산된 것은 물론 최고위원과 당대표 도전 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4일 원내수석부대표에 재선의 정양석 의원을 내정, TK의 원내지도부 진출은 막혔다. 윤재옥 의원(달서을)이 지난 11일 원내수석부대표를 그만 둔 난 가운데 지역 정치권은 TK 재선 국회의원의 원내지도부 입성을 기대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경선에서 러닝메이트로 충청권 출신인 정용기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선택해 앞으로 충청권의 입김이 세질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내년 2월 한국당 전당대회가 다가오고 있지만 TK 의원들은 당대표 출마에 소극적이다. 4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 이 출마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충청권의 정우택 의원, 강원권의 김진태 의원 등이 당권도전을 위해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당대회에 나서고 있는 주 의원 측은 "당 대표 경선은 원내대표 경선과 또 다른 선거구도로 진행되며 후보경쟁력, 정책참신성, 지지층 분포 등의 조건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차분하게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비치고 있지만 TK 이외의 지역에서는 얼마나 지지세를 확보할 지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고위원 도전에 나서려는 TK 의원도 찾기 힘들다. 홍준표 전 대표체제때는 대구에서 이재만 전 동구청장, 경북에서 이철우 전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진출했지만 현재 3선 이상 의원 가운데 도전의사를 밝힌 경북 의원은 한 명도 없다.
나경원 원내대표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학관계도 TK 정치지형 변화의 변수다. 지역 출신인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갈수록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양측은 업무영역이 달라 융화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선 조직강화특위의 인적쇄신 방향설정과 전당대회 경선룰을 두고 김 비대위원장과 나 원내대표 간 힘겨루기가 있을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같이 한국당 내 TK 지분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TK 의원들은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로 나눠 차기 총선을 앞두고 제살길 찾기에 분주하다.
나 원내대표가 경선에서 친박계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비박계·복당파 김학용 의원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이기자,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진박(眞朴)'을 자처했던 지역 의원들은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반면 김학용 의원에게 비박계 원내대표 후보를 양보한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도 갑갑한 처지에 놓였다.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임에도 원내대표 경선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데다 비박계가 받아 든 성적표가 너무 초라해서다.
나 원내대표 체제에서 한국당 의원이 아닌데도 오히려 대한애국당을 이끌며 박근혜 전 대통령 구명운동에 집중하고 있는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3선인 데다 한국당 내부에서 친박계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경우 추후 보수대통합 과정에서 조 의원이 발언권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대구경북 정치권 관계자는 "TK 한국당 의원 20명의 존재감과 역할, 목소리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최고위원, 당권주자마저 배출하지 못할 경우 TK 정치권이 차기 총선에서 몰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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