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시립중앙도서관(이하 중앙도서관)의 기능을 새로 짓는 '대구도서관'으로 옮기려는 계획이 문화계, 중구의회 등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전 반대론자들은 중앙도서관의 입지와 역사성에 비추어 기능을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앙도서관은 시민 편의,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옳다.
대구시가 중앙도서관의 기능을 옮기려는 이유는 2021년 '대구도서관'이 완공되기 때문이다. '대구도서관'은 남구 대명동 미군기지 캠프워커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4천350㎡의 매머드 도서관으로, 지역 대표 도서관에 걸맞은 규모라고 했다. 중앙도서관이 낡고 오래돼 도서관 기능을 수행하기는 부족하지만, 국채보상운동의 아카이브관(박물관)으로 활용하는데 최적지라는 것이 대구시 판단이다. 중앙도서관 건물 지상 2~4층은 도서관으로, 지하 1층~지상 1층은 아카이브관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문화계, 중구의회 등은 1919년 설립 이후 100년간 시민과 함께해 온 중앙도서관의 역사성과 문화적 전통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서관은 그대로 두고 국채보상운동 아카이브관은 따로 지으면 충분하다고 했다. 중구의회는 도서관 이용객 감소에 따른 지역 상권 위축을 걱정하는 것 같다.
대구시와 문화계, 중구의회의 논쟁을 보면 둘 다 타당성이 있다. 그렇지만, 하루 5천 명이 낡고 불편한 중앙도서관을 찾는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편의와 접근성이 우선적인 고려 사항이다. 멋진 건물을 지었다고, 시민들에게 버스·지하철 갈아타고 찾아오라는 것은 전형적인 관료적 발상이다. 혹 대구시 치적을 자랑하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모르겠다. 최신 건물·시설이라고 좋은 도서관은 아니다. 가깝고 찾기 쉬운 도서관이 먼저다. 대구시는 중앙도서관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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