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 가운데 아래를 때린다고 의식하고 타격 자세를 취해 봐"
18일 대구 남구 대구고 야구장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박석민, 구자욱, 정주현 등 이 학교를 졸업한 프로야구 선수 9명이 모교를 찾아 올해 일일 야구 지도에 나선 것. 자신의 타격 조언을 귀담아들은 후배들이 실제로 공을 보다 멀리 때려 보내자 박석민은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2003년 대구고의 대통령배 우승을 이끌었던 박석민은 올해 후배들이 15년 만에 우승기를 되찾아오는 것을 지켜보며 사뭇 감회가 남달랐다고 했다. 그는 "후배들이 최정상 자리에 다시 오르는 것을 보고 무척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만나보니 다들 실력이 수준급"이라며 "대구고 전성기가 다시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의 '특별한 야구 교실'은 이범호의 주도로 윤길현, 박석민, 이재학, 구자욱, 정주현, 김호은, 이종혁, 박성환 등이 참가했다. 이범호는 "올해 대구고가 대통령배, 봉황대기 우승을 차지하며 모교 야구부 역사상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며 "자랑스러운 후배들에게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모교를 방문한 구자욱은 다소 달라진 학교 풍경에 놀라워하기도 했다. 구자욱은 2009년 입학해 2012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됐다. 그는 "제가 학교에 다닐 때와 달리 야구장에 인조잔디가 잘 깔려있어 보기 좋다"며 "후배들을 지도해보니 모두 성실하고 실력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고 선수들은 선배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주장 현원회(포수·2학년) 군은 "평소 궁금했던 부분들을 여쭸더니 하나하나 친절하게 가르쳐주셨다"고 했다. 이승민(투수·2학년) 군은 "구속 증가 및 투구 자세와 관련해 이종혁, 박성환 선배님께서 큰 도움을 주셨다"고 했다.

대구고 손경호 감독은 후배 사랑 하나로 전국 각지에서 달려와 준 프로 선수들에게 깊은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손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TV를 통해서만 봤던 대선배들을 직접 만난 뒤 대구고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더욱 커진 듯하다"며 "모교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재능 기부에 나서줘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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