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을 노린 보이스피싱범이 지역에서 잇달아 붙잡힌 가운데 유사범죄의 수법들이 날로 진화하면서 피해 예방을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지난 14일 오후 2시 10분쯤 전화로 경찰을 사칭한 뒤 60대 여성의 아파트에 침입해 현금 2천만원을 훔친 혐의로 A(20) 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예금이 인출될 수 있으니 현금을 모두 찾아 서랍장에 보관하라"며 B(69·여) 씨를 속인 뒤 서구 원대동 B씨의 집에 침입해 현금 2천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 주변 CCTV를 분석해 지난 15일 오후 11시 20분쯤 중구 동성로 한 상가에서 A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앞서 11일 대구 북부경찰서는 C(70·여) 씨에게 "사채 빚을 갚지 않아 딸을 납치했으니 당장 돈을 갚으라"고 속인 후 돈을 가로채려던 보이스피싱 조직 현금수거책인 말레이시아인 D(18) 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C씨가 당일 발행한 3천만원짜리 수표를 현금으로 지급해달라는 것을 수상히 여긴 은행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최근에는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악성코드가 든 휴대전화 앱 설치를 유도하는 수법까지 등장했다. 대출이나 수사절차 진행을 위해 출처도 불분명한 앱을 설치해야 한다고 속인 후 피해자가 경찰이나 금감원 은행 등에 확인전화를 시도하면 악성코드를 통해 보이스피싱범에게 연결되는 구조다.
이달 6일 대구 북구의 E씨는 금융기관을 사칭해 정부지원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는 보이스피싱범에게 속아 악성코드가 든 가짜 금융기관 앱을 받았다.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송금을 요구하는 것이 의심스러웠던 E씨는 해당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악성코드에 이미 감염된 E씨의 휴대전화는 보이스피싱범에게 연결됐다. 결국 E씨는 '신용평점 상승을 위한 절차니 입금해도 된다'는 말에 속아 1천만원을 사기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11월 대구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사건은 830건에 이르며, 피해액은 93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668건에 62억원, 2016년 665건에 74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출처 불명의 앱을 설치하거나, 모르는 상대방이 알려주는 인터넷 주소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악성코드에 감염될 수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국가기관 및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출처 불명의 앱 설치를 요청할 경우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올 들어 대구에서 발생한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피해건수만 지난해보다 34% 증가한 688건에 달하는만큼, 거액의 금융거래 시에는 가급적 방문거래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