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學名)은 학문 연구의 통일성과 효율성을 위해 생물에 붙이는 분류학적 이름이다. 스웨덴 식물학자 린네가 고안했으며 속(屬)명, 종(種)명 순서로 이어 쓴다. 생물 분류 체계에서 가장 낮은 단계가 종, 한 단계 높은 개념이 속이다. 학명은 해당 생물의 발견자가 재량껏 붙일 수 있다. 대체로 유명 인사나 지역의 이름이 붙는데 대통령 이름도 자주 쓰인다.
학명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대통령은 오바마이다. 물고기, 이끼, 도마뱀, 기생충 등 모두 9종에 그의 이름이 들어 있다. 이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7종)을 넘는 역대 1위다. 대표적인 예를 하나만 들면 미국 하와이 해안에서 발견된 물고기 '토사노이데스 오바마'(토사노이데스는 일본 연안에 서식하는 물고기 속)이다.
이 물고기를 발견한 하와이 비숍박물관의 해양생물학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하와이 해양보호수역을 4배로 늘린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그렇게 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물고기 사진을 보고 "잘 생긴(nice-looking) 물고기"라며 기뻐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간 생물도 있다. 이를 포함해 대통령의 이름을 딴 생물은 200여 종에 이른다.
학명에 유명인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같이 대개 감사, 칭찬, 현양(顯揚)의 의미다. 올해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에서 발견된 바다 딱정벌레의 학명이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이름을 딴 '그로벨리누스 리어나도디캐프리오'가 된 것은 그런 예이다. 생물 다양성을 연구하는 네덜란드 민간단체가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디캐프리오 재단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그렇게 작명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우는 정반대다. 중미 파나마에서 새로 발견된 양서류의 학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데르모피스 도널드트럼피'로 정해졌는데 그 이유는 원시적인 형태의 눈을 갖고 있어 앞을 보지 못하는 이 생물의 특징이 지구온난화를 믿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 닮아서라고 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난 믿지 않는다"고 했다. 학명을 제대로 붙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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