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환경청이 지난해 7월 안동댐 상류 지역에서 발생한 물고기 폐사 원인을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7월 3일 떡붕어 등 물고기 수백 마리가 허연 배를 드러낸 채 죽어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이후 한 달 동안 물고기 1만7천여 마리가 폐사한 사건이다. 그에 앞서 안동댐 왜가리 서식지에선 백로 왜가리 등이 매일 10여 마리씩 원인 모르게 죽어나갔다.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으니 환부를 치료할 방법을 찾기 어렵고 낙동강과 안동댐을 근거지로 살아가는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도 기약하기 어렵다.
물고기가 떼죽음하자 환경청은 지난해 말 안동대 연구팀에 '안동댐 물고기 폐사 원인 분석 및 관리 방안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1년을 보낸 안동댐 연구팀은 '중금속에 의한 물고기 집단 폐사 가능성은 작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안동댐 호수 내 퇴적물의 중금속 농도가 임하댐보다 훨씬 높지만 폐사한 물고기와 정상 물고기 체내의 중금속 농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세균에 의한 병사 가능성도 원인균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중금속이나 물고기 전염병 모두 폐사 원인이 아니라면서도 '왜 폐사했는지' 이유는 말하지 못했다. 명쾌한 해법을 기대했지만 물음표만 더한 꼴이다.
연구진은 대신 어류, 생태, 환경 등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해 퇴적물로부터 물, 어류로 이어지는 중금속 이동 경로 파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호수 내 작은 생물부터 물고기, 조류 등 먹이사슬 내 중금속 이동 경로 분석은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과제라고도 덧붙였다. 폐사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능력 밖이었다는 고해로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환경청이 한 기관만 콕 집어 용역을 의뢰하기보다는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용역이 안동댐 내 중금속과 그 쌓인 이유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중금속이 물고기 생태와 먹이사슬에 미치는 영향 등은 지속적으로 연구해 풀어야 할 숙제다. 한 대학의 용역 결과를 내세워 안동댐 내 중금속이 물고기 떼죽음과 무관한 것처럼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악착같이 이유를 밝혀내고 치유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환경청의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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