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국회의원 선거 제도의 최대수혜자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한숨을 돌렸다.
최근 현역 '금배지'들의 '갑질'과 '무례함'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국회의원 정수 증원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선량(選良)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20일 김포공항에서 항공기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신분증을 스마트폰 케이스에서 꺼내 보여 달라는 공항 직원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김 의원은 직원과의 실랑이 과정에서 '내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는지 찾아오라', '당장 책임자 데려오라'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도 지역 주민과의 실랑이로 구설에 올랐다. 민 의원의 지역구에 사는 한 주민은 20일 온라인 게시판에 '지금 민경욱 의원에게 봉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글쓴이는 "19일 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 민경욱 의원이 다가와 '잘 지내시죠?'라고 인사를 하기에 답하지 않았고, 재차 묻기에 '이번 정부에서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했더니 민 의원이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 침을 뱉었다"고 주장했다.
두 의원은 악의적인 보도내용으로 상황에 대해 과장과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심지어 두 의원의 행적을 다룬 기사에는 '역시 국개의원', '갑질도 내로남불', '이런 국회의원을 더 늘려야 할까요!' 등의 비난성 댓글이 폭주하고 있다.
두 의원은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소속정당인 거대양당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뼈대로 한 선거제도개편을 강력하게 요구 중인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야3당)의 압박을 피해 나갈 명분(?)이 생겼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정수를 반드시 늘려야 한다. 지역구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의견도 있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이 현역 국회의원의 84%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선 어불성설이다.
결국 국회의원 정수 확대가 불가피한데 두 의원의 무례한 행동이 보도된 이후 국회의원 정수 증원에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 중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두 의원의 부적절한 처신과 그에 대한 비판이 국회의원 정수 확대 반대 여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양당의 경우 겉으로는 소속 국회의원의 '불미스러운 처신'에 유감을 표시하겠지만 속으로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 3당은 제도개선 필요성과 일부 의원의 일탈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의 일탈을 이유로 제도개선을 요구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선거제도개편은 투표결과와 국회의원 배분 사이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궁극적으로 국민의 의사를 정치에 제대로 반영하고자 하는 시도"라며 "정치개혁의 큰 물줄기가 일부 국회의원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중단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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