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인터뷰] 박기영 대구가톨릭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한국의 재활의학, 이제는 세계로 나아가야"

박기영 대구가톨릭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우리나라 재활의학의 임상치료는 선진국 수준이고, 학문·연구 역시 세계 최상위권에 해당합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재활의학을 세계에 알릴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개인 자격으로 '아시아-오세아니아대륙 평의원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단기필마(單騎匹馬)로 나선 것이 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그동안 해 온 일과 앞으로의 계획등을 정성껏 적어 출마의 변을 전 회원들에게 보냈습니다."

박기영(55)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재활의학과)는 올해 7월 세계재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5명의 '아시아-오세아니아대륙 평의원 대표' 중 한 명으로 당당히 선출되었다. 수만 명의 회원을 가진 세계재활의학회는 세계를 '유럽권' '아메리카권' '아시아-오세아니아권'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각각 5명씩의 평의원 대표를 선출하고 이중에서 전체 대표를 뽑는다. 대부분의 평의원 대표 후보자들은 특정 국가 또는 지역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후원을 기반으로 출마한다. 박 교수처럼 홀로 출마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동안의 국제활동에 대해 다른 나라 회원들이 높게 평가해준 것 같습니다. 매년 2, 3회 정도는 초청강연이나 학회 참석을 위해 외국을 다녔으니까요. 올해 10월 방글라데시 재활의학회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 공식초청을 받아 특별강연을 한 것을 비롯해, 주로 인도, 미얀마, 대만,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나라들을 많이 찾았던 것 같습니다."

박 교수의 의료를 통한 글로벌 차원의 나눔 실천은 의과대학 시절 비롯되었다. 연세대 의대 본과 3학년 때, 부속 세브란스병원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재활병원이 완공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아직 우리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못해 서독(독일 통일 전)으로부터 차관을 받아 세워진 것이다.

"88서울올림픽과 함께 열리는 장애인올림픽을 계기로 장애인의 치료와 재활에 대한 관심이 막 생기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뭔가를 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우리나라 재활의학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당시 신정순 세브란스병원장을 찾아뵈었습니다."

우리나라 168번째 재활의학 전문의가 된 사연이다. 박 교수는 영상의학과에서조차 일부 교수들만 시행하던 '신경근골격초음파' 분야를 1994년부터 시작한 세계적 전문가이다. 수많은 해외강연과 100여 편이 넘는 논문의 주제 역시 이와 관련이 깊다. 올해만 해도 대한신경근골격초음파학회 춘계학술대회 '최우수연구상'과 추계학술대회 '우수연구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어깨통증이 있는 경우, X레이나 CT는 뼈만 볼 수 있습니다. MRI는 근육과 신경을 함께 볼 수 있지만, 비용이 높고 움직이는 사람을 검사하진 못합니다. 폐소공포증이 있는 환자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반면에 초음파는 신경근, 힘줄, 근육 등을 함께 볼 수 있어 MRI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으면서 아주 저렴합니다. 움직이거나 폐소공포증이 있는 환자에게도 아무런 문제없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박 교수는 "초음파 분야 역시 발전을 거듭해 초기에 해부학적 구조물을 확인하던 수준에서 혈관상태 검사 단계를 거쳐, 이제는 조직의 굳기까지 확인 가능한 탄성초음파가 나왔다. 유방암 환자에게 적용하던 탄성초음파를 이용해 회전근개파열 환자의 수술 후 예후까지 객관적 수치로 확인 가능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면서 "초음파의 단점은 배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진단율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아프리카에도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선진의료 기술을 배우기를 간절히 원하는 바람을 외면할 수 없죠. 우리 역시 100여 년 전 선교사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약력>

▷대구 오성중 ▷경북대 사대부고 ▷연세대 의과대학 학사·석사·박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병원 방문교수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전공의·강사 ▷대한신경근골격연구회장(역임)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역임) ▷대한재활의학회 대구경북지회장(역임) ▷2009년 마르퀴즈 후즈 후 인명사전 등재 ▷계명대 동산병원 주임교수 및 과장(역임) ▷대한재활의학회 정회원▷대한신경근골격초음파학회 이사 및 차기회장 ▷대한임상통증의학회 이사 ▷제6차 세계신경근육초음파학술대회 학술위원장 ▷대한초음파학회 정회원 근골격초음파 교육 및 인증전문의 ▷대한근전도전기진단의학회 정회원 및 인증전문의 ▷싱가포르 난양아카데미 국제연구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