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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으로 한국 찾는 외국인 근로자 늘었다

7일 오후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제8회 서울시 외국인근로자체육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물공 받기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제8회 서울시 외국인근로자체육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물공 받기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대구경북을 찾는 외국인 근로자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대구경북 외국인 등록인구는 8만3천905명으로, 전년 7만9천651명에서 5.3% 늘었다. 지난해 증가폭인 1.6%의 3배 이상 증가했다. 4면

올해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취업 명목으로 비자를 신청한 인원도 3천200여명으로 지난해 3천명 수준에 비해 늘었다.

지역 중소업계에 따르면 올해 큰 폭으로 최저임금이 오른 데 이어 내년에도 8천350원으로 인상을 앞두고 있어 한국행을 신청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외국인 취업자 중 월급 200만원 이상인 외국인 근로자 비율은 62.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포인트(p) 늘었다.

중소업계와 소상공인들은 외국인 근로자가 크게 늘면서 숙식제공 등 인건비 부담과 함께 생산성 저하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체 직원이 12명인 대구 달성군의 한 제조업체는 직원 절반에 가까운 5명이 외국인 근로자다. 주로 생활 속 비닐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은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일손 구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지만, 내국인과 비교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고, 2년 전후의 단기계약을 맺기 때문에 숙련도 부족으로 생산성도 낮은 편이다.

또 생산 원가의 20~30%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인상된 탓에 채산성이 크게 떨어졌다.

해당 업체 대표는 "월급을 10~20% 올렸는데 생산성은 차이가 없다. 외국인 노동자는 일이 익숙해질 만하면 이직을 하거나 본국으로 돌아가 버린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근로자들의 임금은 높아졌지만, 52시간 근로제 영향으로 근로시간은 오히려 줄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매주 60시간 이상을 일하는 외국인근로자는 4만9천명으로 20.4% 줄었다. 하지만 40~50시간 일하는 근로자(7만3천명)와 20~30시간 일하는 근로자(1만1천명)는 각각 21.7%와 42.5%가 증가했다.

외국인 근로자가 늘면서 불법 체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불법 체류에 따라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양산되면서 기존 일자리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성서산단 한 관계자는 "취업 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정부가 조절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 증가는 곧 불법체류자가 늘어난다는 의미"라며 "최저임금, 근로시간 등 법적 보호 없이 일하는 이들이 늘면 건강한 일자리가 상당 부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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