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정통합 이슈 중심에 선 군위군, 통합 셈법 복잡

최근 구미시장으로부터 구미시·군위군 행정구역 통합 제안을 받은 군위군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제안은 구미시로부터 받았지만 예전부터 대구시와의 통합(편입)을 원하는 군민이 다수여서 어느 지자체와 통합하는 것이 더 이득인지 때이른 손실 계산 때문이다.

군위군민들은 대체로 대구시로의 편입이 구미시와의 통합보다 사회·경제·문화 전반에 걸쳐 더 낫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가치 상승, 사통팔달 교통망 확충, 교육 수준 향상, 생활편의시설 확대 등 대구시로 편입될 때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구경북 통합공항이 군위로 들어설 경우 공항 건설 이후 각종 인프라 사업 등에서 광역지자체인 대구시가 기초지자체인 구미시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고령화로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군위군으로서는 대구로 편입되면 인구가 크게 늘 것이란 기대도 높다. 실제로 1995년 경상북도에서 대구시로 편입된 달성군의 경우 대구도시철도 연장 및 각종 도로 개통 등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및 산업단지 개발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달성군은 편입 당시 인구가 12만여 명이었으나 현재 25만 명으로 급증했다.

구미시와의 통합은 기초단체 간 통합이므로 통합 후 세수 면에서 독립성을 가질 수 없지만 대구시로의 편입은 달성군의 경우처럼 세수 면에서 독립적인 것도 장점이다.

일례로 대구의 7개 기초자치단체(구)는 일반교부세를 대구시로부터 나눠 받지만 달성군은 행정안전부로부터 바로 받는다. 또 세수 종류도 재산세, 주민세, 등록면허세 3종류만 있는 구와는 달리 군은 지방소득세, 자동차세, 담배소비세, 재산세, 주민세 등 5가지나 된다. 이 때문에 달성군은 대구의 다른 지자체보다 1년에 최소 1천500억원을 자율적으로 쓸 수 있다.

반면 대구시로의 편입이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도심권 외곽에 위치하게 되는 만큼 대규모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고, 쓰레기 매립장이나 화장장 등 기피시설이 들어올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또 난개발로 인한 환경 문제가 대두될 수 있는 데다, 군위군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

구미시와의 통합이 더 낫다는 군민들도 있다. 대구시로의 편입이 주로 경제적 이점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구미시와의 통합은 대구시로의 편입보다 상대적으로 문화적 이질감이 덜하다는 것이다.

군위군 소보면 한 주민은 "소보면과 구미시와의 거리는 15분(약 13㎞)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소보면 도산리의 경우 예전에 구미시(선산읍)에 속했던 때도 있는 등 문화적 동질감이 크다"며 "무엇보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구미시와의 통합은 기초자치단체 간 동등한 통합인 반면 대구시와는 편입 관계이기 때문에 향후 군위군의 위치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러한 통합 논란에 대해 군위군민 대다수는 "대구든 구미든 통합 문제는 대구경북 통합공항이 군위로 이전된 다음의 얘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