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다. 무엇보다 올해 가장 큰 정치 이벤트는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이다. 대구경북(TK) 총선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거대 양당의 대결로 압축된다. 민주당이 대구에서 기존 의석수를 지킬 것인지, 아니면 더 늘릴 수 있을 것인지와 경북에 최초로 지역구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의 관전 포인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하락세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잠재적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지난 총선 때 '진박 공천'을 받은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홀로서기로 각자도생해야 할 형편이다. 대구와 경북으로 나눠 각 지역구의 총선 이슈를 살펴본다.
◆한국당'민주당 양당 대결에 보수내 경쟁도 치열
차기 총선 대구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지역구는 수성갑, 수성을, 동을이다. 수성갑 김부겸 민주당 의원(행정안전부 장관), 수성을 주호영 한국당 의원, 동을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각각 5선을 쟁취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5선은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 등극이 가능하다. TK 출신 국회의장은 이만섭 전 국회의장 이후 맥이 끊겼다.
최근 한국당 지도부는 김부겸 의원에 대적할 만한 거물급 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당협위원장 추가 공모를 했다. 그만큼 수성갑은 '대구 정치의 1번지'라고 불릴 만큼 정치적으로 상징성이 크다.
김부겸 의원이 20대 총선 김문수 전 지사를 누르고 당선되면서 한국당은 고심이 크다. 한국당 내에서 김 의원에 맞설 대항마가 등장하지 않고 있어서다. 김문수 전 지사가 지난해 4월 수성갑 당협위원장을 그만두면서 사고당협으로 방치되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달 31일까지 수성갑 당협위원장 재공모를 실시했다. 한국당은 추가 공모 후에도 적임자가 없을 경우 자리를 비워둘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총선을 앞두고 서울에서 거물급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추측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만약 추가 공모에서도 수성갑을 비워둘 경우 수성갑 내 한국당 조직이 와해되고, 당협위원장 후보들이 반발하는 등 갈등이 재연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수성갑에 이어 수성을도 노릴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당 당권에 도전하는 주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 지역에서 입지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반면 전당대회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내고 존재감을 부각시키면 5선 달성도 무난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동을은 유승민 의원의 한국당 복귀 여부가 최대 변수다. 유 의원의 고교 동창이자, 최측근인 류성걸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함에 따라 복귀 여부 및 시기가 지역 정치권에서 관심사다. 유 의원의 그동안 정치행보를 보면 복당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 의원이 동을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대선 후보답게 젊은층의 지지를 받아 5선에 성공한다는 주장과 보수층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유 의원이 동을에 출마하지 않거나 대리인을 내세울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3명의 4선 의원에 이어 3선인 달서병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한국당 달서병 당협위원장인 강효상 의원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조 의원의 한국당 입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달서병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강효상 의원은 이번 조강특위 재신임으로 친홍이라는 계파시선을 극복하고 당내 공천에 탄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의락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북을도 치열한 격전지가 될 수 있다. 홍 의원이 3선에 도전하고 있지만 한국당에서는 참신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수성갑에 이어 북을 수성에 공을 들일 예정이고, 한국당은 북을 재탈환에 전력을 쏟을 작정이다.
서구 김상훈 한국당 의원과 달서을 윤재옥 한국당 의원 등 재선의원 2명은 3선을 저지할 도전자가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은 상태여서 지역구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초선 의원들의 재선여부도 관심을 끈다.
한국당 당협위원장 공모 배제결정을 받은 중남구 곽상도 의원과 동갑 정종섭 의원의 재기 여부도 화제다. 곽 의원이 지역에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지 않아 배영식 전 의원, 김희국 전 의원 등 올드보이와 3선의 임병헌 전 남구청장이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높아 공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진박 의원' 중 유일하게 당협위원장 공모에서 배제되지 않은 달성 추경호 의원은 앞으로도 '진박'이라는 꼬리표가 부담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달성군수가 당선되면서 공천경쟁에서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북갑 정태옥 의원과 달서갑 곽대훈 의원의 재선여부도 지역에서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싺쓸이 노리는 한국당에 민주당 경북에 올인.
차기 총선에서도 경북 13곳 지역구 모두를 한국당이 차지할 지가 최대 이슈다. 민주당은 구미에서 단체장에 이어 국회의원을 탄생시키기 위해 경북에 올인하고 있다.
비례대표인 김현권 민주당 의원은 구미을에 사무소를 개소하고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백승주 의원의 지역구인 구미갑 또는 장석춘 의원의 구미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민주당 후보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구미에서는 민주당 시장에 이어 광역의원, 기초의원이 포진해 타 지역에 비해 민주당에 유리한 정치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 총선 '공천파동'으로 어렵게 접전을 펼쳤던 포항북, 영천청도, 구미을 지역구의 재선 여부도 관심거리다. 김정재, 이만희, 장석춘 의원이 선거 막판까지 무소속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바 있다. 이만희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영천에서는 지고 청도에서는 이겨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당시에는 최경환 의원의 도움이 컸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자력으로 승리를 쟁취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하지만 영천시장이 무소속이어서 상황이 녹록치 않다.
성주고령칠곡 이완영 의원이 당협위원장 공모에서 배제되는 등 '부정적 시선'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제대로 된 당협위원장을 뽑지 못한다면 민주당에게 위협받을 수도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전한 민주당 칠곡군수 장세호 후보가 도전장을 낸다면 대적할 만한 후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1명의 당협위원장 응모자가 나왔다. 구속수감된 최경환 의원의 영향력이 아직까지는 작용하고 있다. 최 의원을 따르는 광역'기초의원이 있고 경산 당협 조직이 최 의원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에서 최 의원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인사가 될 경우 최 의원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도 있다. 반면 민주당 후보와 한국당, 무소속 후보가 난립할 경우 보수표가 갈라져 민주당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의성군위청송 김재원 의원의 4선 성공도 관심거리. 김 의원은 당협위원장 공모에서 배제돼 상주 출신 후보들이 난립하면 보수표가 갈라져 민주당에 유리할 수도 있다.
4선을 노리는 안동 김광림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무소속 시장이 당선되면서 경선과정에서 논란이 됐다. 지지층에서 균열이 생기면서 강력한 도전자가 나올 경우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후보가 등장해 무소속 시장의 지지를 등에 업거나, 여권 후보들도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이 높아 김 의원은 힘든 싸움을 치를 전망이다.
영양영덕봉화울진 강석호 의원도 4선 성공이 관심을 끌고 있다. 3선에 대한 피로감과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 지난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참신한 후보가 나타난다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밖에 포항 남·울릉 박명재 의원의 3선과 경주 김석기 의원, 김천 송언석 의원, 영주문경예천 최교일 의원의 재선 여부도 지역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경북 정치권 관계자는 "차기 총선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양대당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대구에서 몇 석을 차지하는 지와 경북에 최초로 지역구를 차지할 수 있을 여부가 최대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대구경북 국회의원〉
◆대구
중남구 곽상도
동갑 정종섭
동을 유승민
서구 김상훈
북갑 정태옥
북을 홍의락
수성갑 김부겸
수성을 주호영
달서갑 곽대훈
달서을 윤재옥
달서병 조원진
달성 추경호
◆경북
포항북 김정재
포항 남·울릉 박명재
경주 김석기
김천 송언석
안동 김광림
구미갑 백승주
구미을 장석춘
영주문경예천 최교일
영천청도 이만희
의성군위청송 김재원
경산 최경환
영양영덕봉화울진 강석호
고령성주칠곡 이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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