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일주도로가 28일 완전 개통됐다. 울릉읍 저동리 내수전에서 북면 천부리 섬목 사이 4.75㎞ 구간 공사가 7년 만에 마무리되면서 전체 44.55㎞ 일주 구간이 막힌 곳 없이 모두 뚫린 것이다. 1963년 일주도로 사업계획 확정 이후 55년 만이다.
울릉도 일주도로는 시작부터 완공까지 곡절이 많았다. 당초 계획과 달리 1976년 첫 삽을 뜬 데다 1차 39.8㎞ 구간 개통도 공사 착수 25년 만인 2001년이다. 한참 늦었지만 지방도 제926호선이라는 이름으로 주민과 관광객 이동에 큰 보탬이 됐다. 그러나 공사가 쉽지 않은 해안절벽 구간은 여전히 손을 대지 못했고 경북도의 예산 부족으로 사업 재개까지 10년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만약 울릉 주민들이 팔을 걷고 나서지 않았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울릉 주민이 한목소리로 국가가 사업을 맡아줄 것을 요구하면서 사업에 다시 불을 댕긴 때가 2008년이다. 지방정부의 재정 능력이 모자라고 추진 의지도 약해 사업 완수를 기약할 수 없으니 국비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그 결과 지방도에서 국가지원지방도 제90호선으로 승격돼 재출발의 탄력을 받은 것이다.
그동안 섬을 한 바퀴 돌려면 미개통 구간 때문에 1시간 30분을 되돌아가야 했다. 이제 불과 15분 만에 오갈 수 있게 된 것은 반갑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국도 7호선 확장, 동해안 고속도로 건설 등 지지부진한 지역 숙원사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일주도로의 늑장 개통은 지역균형발전의 모토가 부끄러울 정도다.
어떻든 남은 과제는 이에 기반해 울릉도의 발전을 앞당기는 일이다. 무엇보다 울릉 지역사회의 괄목할 만한 변신이 요구된다. 수많은 관광객에게 다시 찾고 싶은 섬이 되도록 주민 의식도 높아져야 한다. 이런 요소가 빠진다면 일주도로는 울릉도의 발전을 견인하는 소중한 자산이 아니라 그냥 흔한 일반도로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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