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또 들통난 교사 채용 비리, 대구교육청은 뭣 했나

대구 동구의 사학재단 소속 특성화고등학교 교사 채용 비리 의혹이 또다시 불거졌다. 대구 교육계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다시 드러냈다. 대구시교육청이 재단이사장을 비롯해 대학 총장과 학교 행정실장, 전현직 교장과 교감, 채용 교사 등 10명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니 재단과 학교 지도부가 총동원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교사 채용 비리 의혹의 궁금증은 숱하다. 먼저 2013~2016년 8명 교사를 뽑으며 6명에 부정을 저질렀는데도 감사원이 지난 8월 이를 대구시교육청에 알릴 때까지 과연 교육청은 전혀 몰랐을까. 그랬다면 감사원 통보가 없었으면 자칫 이번 일은 묻혔을 터였다. 시교육청은 뭣 했는지를 따지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또 있다. 교사 채용을 둘러싸고 재단과 대학 총장, 학교 최고 책임자까지 비리에 모두 동원된 배경이다. 이사장 부인이 대학 총장이고 이사장 딸이 학교 행정실장인 점에 미뤄, 이는 채용에 따른 부정한 거래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아울러 감사원 적발 외 다른 조직적인 채용 비리는 없었는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경찰 수사로 의혹이 밝혀지기를 기대하지만 이번 일은 '교육도시 대구'에 먹칠하고 대구 교육계의 곪은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시교육청의 역할도 의심스럽다. 사학재단 운영의 후진성 역시 잘 드러냈다. 가족으로 얽힌 재단과 대학의 파행적 운영과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학생을 떠올리면 그저 참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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