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아이 건강 위협하는 '척추측만증'

장요한 대구 우리들병원 부원장

장요한 대구 우리들병원 부원장
장요한 대구 우리들병원 부원장

박지혜(45·가명) 씨는 중학 2년생인 딸아이의 신발을 정리하다 깜짝 놀랐다. 왼쪽 신발의 바깥부분만 심하게 닳았기 때문이다. 걱정스런 마음으로 딸아이가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니 뭔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공부를 하다가 자주 허리와 목이 아프다고 하소연을 하곤 했다. 공부하기 싫어서 하는 꾀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 씨는 책상에 앉은 아이를 유심히 살펴보고 병원을 찾기로 결심했다.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짝다리로 선 모습도 자주 목격되었다.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은 "역시나"로 결론이 났다. '척추측만증이 진행 중'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2015년)를 보면, 매년 11만3천명 이상이 척추측만증 진료를 받고 있으며, 이중 44.4%를 10대들이 차지했다. 특히 중·고생(13~16세)이 많았다. 서울 강남구의 경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해오던 무료 척추측만증 검사와 척추건강 강좌를 올해부터는 중학생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그만큼 척추측만증이 우리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장요한 대구 우리들병원 부원장은 "척추는 신체의 중심에 위치하며 우리 몸을 지탱하는 기둥"이라면서 "만약 건물의 가장 중심이 되는 기둥이 휘어진다면 그 건물의 안전이 위협받듯이 척추가 휘어지면 우리 몸의 건강이 위협 받는다."고 설명했다.

◆ 우리 아이가 척추측만증?

정상적인 척추는 앞에서 보았을 때 일직선으로 바르고 옆에서 보았을 때 S형 곡선 형태이다. 머리와 몸통이 골반 위에 균형 있게 자리하게 된다. 척추측만증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 일직선이 되어야 할 척추가 옆으로 휘는 병으로, 전체 인구의 2% 정도에서 발생한다.

척추측만증은 만곡(활모양으로 휜) 부분을 가역적으로 되돌릴 수 있느냐에 따라서 기능성측만증과 구조성측만증으로 나눌 수 있다. 기능성측만증은 어려서 다리 골절 후 발생한 양측 다리 길이의 차이로 인해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생활하거나 바이올린이나 플루트 연주처럼 한쪽 방향으로 기울어진 자세로 악기 연주를 장시간 할 경우, 한쪽 어깨에만 무거운 가방을 메는 습관, 다리를 꼬는 습관 등으로 인해 형성되는 자세성 척추측만증을 말한다. 대부분 원인을 교정함으로써 바른 자세로 되돌릴 수 있다.

반면에 구조성측만증은 선천성 척추측만증, 신경질환이나 근육병 등에 의해 발생하는 신경근육성 척추측만증, 신경섬유종 질환에 따르는 신경섬유종증 척추측만증,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으로 구분한다. 이들은 비가역적인 3차원적 변형을 유발한다. 문제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 구조성측만증의 가장 흔한 형태이며, 전체 척추측만증 환자의 85%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장 부원장은"대부분의 특발성 측만증은 뚜렷한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갈수록 어린 아이들도 오랫동안 앉아 공부를 하고 신체활동이 줄면서 비만·운동 부족·좋지 못한 자세 등의 생활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결합되어 척추측만증이 나타난다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장시간 학습하는 학생들은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고 좋은 자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똑바로 선 상태에서 어깨가 비뚤어지거나 앞으로 허리를 숙인 자세에서 한쪽 등이 튀어나와 보이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했다.

◆ 10대 여학생이 남학생의 5배!

기능성측만증은 자세 이상에 따른 근골격계 통증이 동반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러나 구조성측만증은 통증을 거의 동반하지 않는다. 드물게 증상이 있는 경우는 요통이 가장 흔하다. 때문에 척추측만증은 통증 등의 증상보다는 주로 체형의 이상으로 발견하게 된다. 그만큼 부모의 관심이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기의 학생들은 성장하면서 척추가 점점 더 휠 수 있기 때문에 일찍 발견하는 것이 핵심이다.

X-레이 검사는 척추측만증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검사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똑바로 선 자세에서 척추의 전장이 나오도록 X-레이를 찍어 'Cobb각도'를 확인해야 한다. 척추측만증 치료는 성장 정도나 만곡의 위치, 각도 등을 통해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성장 과정에 있으며 20도 미만일 때나 성장이 끝난 후 40도 미만일 때에는 관찰하며 운동을 권한다. 그러나 성장 과정에 있는 20~40도의 만곡으로 주기적인 관찰을 통해 진행이 확인된 경우나 처음 진찰이라도 만곡이 진행할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는 보조기 착용을 통해 우선 급격한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성장기의 만곡이 40도 이상이거나, 변형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경우, 외관상 보기 흉할 경우에는 수술까지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장요한 부원장은 "청소년의 측만증 환자는 대부분이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여학생으로 남학생보다 5배 정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상담하다 보면 미용적인 부분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소극적인 성격으로 변할 수 있으며, 부모가 겪는 스트레스도 크다."면서 "성장기 아이의 경우 치료하지 않을 경우 척추가 점점 더 휘기 때문에 만곡의 진행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바른 자세와 올바른 식습관 중요

기능성측만증은 바른 자세와 운동, 깔창의 사용 등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구조성측만증은 운동이나 물리치료, 카이로프랙텍 등의 치료 연구에서 교정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기의 역할은 만곡이 더 커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보조기 치료 후 원래의 각도보다 5도 이내로 유지하면 성공적인 치료로 보고 있으며, 치료 지침을 잘 따르면 성공률은 85% 이상이다.

운동 치료는 척추를 유연하게 유지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보조적인 방법이다. 유연한 척추에서는 만곡이 덜 진행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운동은 허리, 복부 및 골반 근육에 대한 스트레칭과 근력강화 운동을 통하여 유연성과 근력을 동시에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이 필요할 경우 어떤 수술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는 척추가 휘어진 각도만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만곡의 각도, 위치, 성장 정도, 전신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대표적으로는 금속나사를 이용하여 기형을 교정하고 신체의 균형을 얻은 후 척추 융합술을 시행함으로써 교정을 유지하게 된다. 수술 후 1주일 정도의 입원기간과 최소 3개월 이상의 보조기 착용기간이 필요하다.

10세 미만에 잘못 형성된 자세와 습관이 척추측만증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무엇보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바른 자세에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우선 걸을 때는 가슴을 펴고 똑바로 걷고 가방은 양쪽으로 매는 것이 좋다. 앉을 때에는 몸을 구부정하게 하지 말고 상체를 바로 세우고, 눈높이에 맞는 독서대를 사용하도록 한다. 엎드려 공부하는 자세는 성장기 아이들의 허리에 매우 좋지 않으며, 다리를 꼬고 앉는 것도 척추와 골반 틀어짐의 원인이 된다.

장 부원장은 "칼슘, 비타민D는 척추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라면서 "하루 1,000mg의 칼슘을 섭취하도록 하고, 비타민D는 칼슘 흡수를 촉진하고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므로 적당한 야외 활동이나 걷기운동을 통해 햇볕을 충분하게 쪼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장요한 대구 우리들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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