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고교야구는 한국 야구 전통의 산실(産室)답게 매년 유망주를 화수분처럼 배출해왔다. 최근 전국 초·중등 선수들이 수도권 학교로 전학하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구도(球都) 대구경북만큼은 예외다. 명실상부 고교야구 중흥기를 구가하는 대구경북 5개 고교의 유망주들로부터 기해년(己亥年) 각오를 들어본다.
지난해 고교야구는 대구고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대구고의 활약이 대단했다. 5월 황금사자기 준우승으로 가볍게 몸을 푼 대구고는 8월 대통령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9월 봉황대기마저 제패했다. 대구고의 메이저대회 2관왕은 2008년 이후 딱 10년만이었다. 대구고는 11월에는 기장 국제야구대축제 초대 왕좌에 오르며 눈부신 한 해를 마무리했다.
3학년인 이승민과 현원회는 대구고 투타의 핵심축이자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배터리이다. 대구 본리초, 경상중을 졸업한 좌완 이승민은 신장 174㎝, 체중 78㎏의 체격이지만 정교한 제구를 앞세워 손경호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다. 이승민은 지난해 팀 내 최다인 81⅔을 소화하며 10승 2패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 120㎞대 후반, 최고 133㎞를 찍는 이승민은 올겨울 힘을 더 붙여 구속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제구가 정교하게 돼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구속을 더 올리고 싶다"며 "프로에 입단한다면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마쓰이 유키처럼 볼 끝이 정교한 마무리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현원회는 서울 가동초, 문경 글로벌선진학교를 졸업한 신장 182㎝, 체중 93㎏의 포수 유망주다. 중 1때 전학한 탓에 삼성 라이온즈의 올해 연고 지명권 대상이 아니라서 그에게 눈독을 들이는 프로 구단이 많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35경기에서 타율 0.314 37안타(3홈런) 30타점을 올린 그는 꼭 필요할 때 한 방을 쳐주는 승부사적 기질을 뽐낸다. 지난해 대통령배 최다 타점상, 봉황대기 수훈상을 수상했다.
현원회는 공격형 포수다. 스스로도 수비보다 타격에 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갖추려 노력한다"며 "동계훈련 동안 포수로서 포구, 블로킹, 송구 등을 보다 보완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포수 야디어 몰리나를 좋아해 틈 날 때마다 그의 경기 영상을 찾아본다는 현원회는 주장답게 "팀 분위기는 활기차고 좋다. 지고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올해도 대구고의 선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민과 현원회는 지난달 모교를 찾은 선배 프로 선수들에게 '일일 맞춤 과외'를 받기도 했다. 박석민(NC 다이노스)의 기부금으로 장만한 새 피칭머신과 야구용품으로 훈련 중인 이들은 올해 프로에 입단,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재능 기부에 나설 날이 오길 고대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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