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갑은 출근 길에 주차장에 세워 둔 차의 범퍼가 파손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누군가가 충돌을 하고 간 것 같긴 한데 가해자의 인적사항 같은 것은 남겨진 것이 없었습니다. 이에 갑은 주차장 CCTV를 확인하여 가해자가 을이란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 경우 을은 어떤 형사처벌을 받게 될까요?
A: 우리가 흔히 말하는 '뺑소니'는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후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를 말합니다(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3). 따라서 주차장에 세워 둔 차를 충돌하고 아무런 조치 없이 간 경우에는 사람이 다치지 않았음이 명백하기 때문에 '뺑소니'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한편, 사고발생 시 조치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도로교통법 제54조가 적용될 여지가 있는데요. 이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운전자는 ① 즉시 정차하여, ②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③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여야 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도로교통법 제148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 필요한 조치란 도로에서의 위험방지와 원활한 소통을 위한 조치를 말하므로, 주차장에서의 사고와 같이 주·정차된 차만 손괴된 것이 분명하여 도로소통의 위험이 없는 경우에는 위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을은 갑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제공하지 않았고, 이는 도로교통법 제156조 제10호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되는 범죄이므로, 을은 이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을은 갑에 대하여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우리하나로 류제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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