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은 도움을 줘야 할 사람들이 아닙니다. 함께 세계로 뻗어 나갈 한국 사회의 동반자이자 당당한 구성원입니다."
예천군에서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을 운영하는 권혁대·한송이(베트남) 씨 부부는 예천군 상설전통시장 내에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종 커뮤니티 활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2007년 경상북도가 주최한 다문화 가정 합동결혼식에서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2015년 '경북도-베트남 타이응웬성 자매결연 10주년' 행사에 참석, 내외빈에게 베트남 쌀국수를 대접해 유명세를 탔다.
이후 2017년 국제교류의 날 행사에서 쌀국수 800그릇을 준비하는 등 경북 다문화 가정이 지역에 잘 적응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는 부부의 셋째 아들인 경동 군의 이름을 직접 지어주며 큰 관심을 보여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들의 적응기가 항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다문화 가정을 그저 도와줘야 하는 존재로 여기는 한국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 이들에게 자주 머물렀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도 '혹시나 적응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마음을 졸였다.
그러나 경북도와 예천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이 실시하는 다문화 인식에 대한 교육은 이런 우려를 다소나마 없애줬다.
그저 퍼주는 지원이 아닌 정착을 돕는 프로그램 운영은 지역사회로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또한 다문화 가정이 늘어난 것도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을 완화해준 원인으로 작용했다.
예천중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예전에는 어머니가 다른 나라 사람인 친구가 함께 학교에 다니면 신기하게 보고 했다. 하지만 요즘은 다문화 가정 친구가 많아 '신기하다'거나 '다르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권 씨 부부의 첫째 아들과 7살 둘째 아들은 별다른 문제 없이 학교생활 등에 잘 적응하고 있다.
권 씨는 "한국 사회에 다문화 가정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면서 "지역 사회에 잘 적응한 다문화 인력 자원을 활용, 세계 시장 개척을 위해 이들을 활용하는 쪽으로 한 번 더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도와 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을 통해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고 있다. 아직 부족한 점도 있지만, 사회와 학교 현장에서 인식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분위기가 새해에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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