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해외연수 중 엽기적 추태 예천군의원, 의원직 사퇴로 책임져야

해외연수 중 입에 담기도 힘든 추태를 부린 예천군의원들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이드를 마구 폭행한 박종철 군의원, 여성 접대부를 불러달라고 요구한 권도식 군의원의 행태는 국민을 경악시킬 만큼 수준 이하였다. 거기다 폭행을 말리지 않고 멀뚱하게 지켜본 다른 군의원들도 공범자처럼 비칠 정도였다. 이들은 고의로 예천을 망신시키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행동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번 사건은 '기초의원 수준이 이렇게 저질이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낯 뜨거운 장면의 연속이었다. 이들 군의원은 사건이 불거지면서부터 은폐·축소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비겁함부터 보였다. 지난 4일 이형식 군의회 의장과 폭행 당사자인 박 군의원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머리를 숙였지만, 진정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들은 사과문에서 "말다툼 중 손사래를 치다가 가이드의 얼굴에 맞았다"고 해명했지만, 8일 공개된 CCTV 장면은 사과문 내용과 완전 딴판이었다. 박 군의원이 가이드에게 주먹을 마구 휘두르고 팔을 비틀어 다치게 하는 장면은 마치 조폭 영화를 보는 듯 흉험했다. 버스 기사를 제외하고는 적극적으로 말리는 군의원도 없었다.

박 군의원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거짓말을 일삼았고, 동료 의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사실상 사건 은폐에 가담했으니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권 군의원은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요구했다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들에게 군의원의 자세니 책임이니 하는 말조차 불필요해 보인다. 더는 '구제 불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사건은 연수 경비 6천여만원 반납, 탈당 및 부의장 사퇴 정도로 끝낼 일이 아니다. '양반의 고장'이라는 예천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외국에서 나라를 망신시킨 잘못은 너무나 엄중하다. 의원직 사퇴는 당연하고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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