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정과 기업, 청년의 아이디어가 만나면…뭔가 된다!

4차 산업혁명 청년체험단 전문가 멘토링 미팅

CES2019가 개막한 8일 저녁 미국 라스베이거스 한 식당에서 대구시 4차 산업혁명 청년체험단과 권영진 시장을 비롯한 대구시 관계자와 창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멘토링 미팅을 가졌다.
CES2019가 개막한 8일 저녁 미국 라스베이거스 한 식당에서 대구시 4차 산업혁명 청년체험단과 권영진 시장을 비롯한 대구시 관계자와 창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멘토링 미팅을 가졌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지역 유망 스타트업 대표, 그리고 지역 청년 30명이 머나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났다.

창업을 꿈꾸거나 앞으로의 비전을 찾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한단계 더 도약을 꿈꾸는 창업인 30명으로 구성된 대구시 '4차 산업혁명 청년체험단' CES2019 참관 및 실리콘밸리 기업 방문을 위해 미국땅을 찾았다가, 지역 공무원과 기업인들을 만나 현장에서 직접 겪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보는 멘토링 시간을 가진 것이다. 6개명씩 5개조로 나뉜 체험단은 각자 대구의 공무원 1명과 기업인 1명씩의 멘토를 배정받아 2시간 동안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재수까지 해서 도전한다, 청년체험단
2030 젊은 청년들이 대구시장을 대상으로 말을 꺼내긴 쉽지 않다. 그래서 권 시장이 먼저 체험단에게 "어떻게 해서 청년체험단'에 참가 신청을 하게 됐냐"고 질문을 던졌다.

학교 현수막을 보고 신청했다는 학생도 있었고, SNS를 보고 도전하게 됐다는 일반인, 청년체험단을 이끌고 있는 김현덕 경북대 교수의 추천으로 참가했다는 대학 예비졸업생도 있었다. 그 중 창업자인 오민택(27)씨는 "지난해 참가신청서를 냈다 떨어졌다"며 "1기 청년체험단 경험이 너무 좋았다는 동업자이자 친구의 조언으로 2기에 재차 도전한 끝에 기회를 얻어 기쁘다"고 했다.

사실 2기 청년체험단에는 모두 423여명이 응모해 14: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지난해보다 높은 것은 아니다. 1기 선발에서는 무려 527명이 응모해 1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체험단은 서류 심사 및 블라인드 면접 등을 거쳐 선발됐다.

청년체험단을 이끌고 있는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 김현덕 원장(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해의 경우 아무래도 첫 행사이다보니 짧은 모집 기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신청했지만 이 중 사실 '4차 산업혁명'에는 별 관심 없는 허수 지원자도 꽤 있었던 것 같다"면서 "올해의 경우는 지난해 프로그램이 워낙 빡빡하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허수는 걸러지고, 진짜 기술 창업에 많은 관심을 가진 이들의 응모가 많았던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CES에서 대구를 성장시킬 영감 얻었다"

이날 멘토링 미팅에서 권영진 시장은 "CES는 대구에 큰 영감을 준 장(場)"이라고 했다.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하고 있는지, 어떻게 대응해 미래형 산업으로 진화할지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찾은 곳이 바로 CES였다는 것이다. 권 시장은 "대구가 가지고 있는 내부 잠재력을 키운다면 우리도 얼마든지 로봇, 의료산업, IOT 등의 미래 산업분야 경쟁에서 앞서나갈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또 "청년들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대구를 떠날 생각만 하는 상황을 타게하기 위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희망과 기회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에 '4차 산업혁명 청년체험단'을 전국 최초로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대구를 이끌고 있는 행정가로써 지역의 다양한 청년 및 창업 지원 정책을 예를 들어 설명하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젊은 시절 이야기부터 친구들 사례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소탈하게 털어놓으며 앞으로의 인생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다양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권 시장의 이야기에 대해 김인호(29)씨는 "정책과 제도, 현장을 두루 알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특히 대구에서 창업할 때 어떤 연계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대구가 청년 및 창업 정책에 얼마나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고 했다. 박수경(21)씨는 "진로 결정을 앞두고 있는 대학 4학년 생이다보니 꿈을 강조한 시장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다"면서 "당장 앞날만을 생각하기보다는 꿈이 무엇인가 생각하고 이를 위한 진로를 고민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기회는 곧 타이밍"

권 시장과 같은 테이블 멘토로 참석한 김지훈 ㈜인트인 대표는 "기회는 곧 타이밍에 있다"며 "하고싶은 일이 있다면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감을 갖고 빨리빨리 실행에 옮기는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김 대표는 의료기기유통업을 하던 부모님을 따라 처음 유통업을 시작했다가 어느날 번뜩 아이디어가 떠올라 기술 창업에 도전했다. 그가 처음 주목 받은 제품은 침의 화학적 반응을 이용해 여성들이 쉽게 가임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키트였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증가와 환경오염 등으로 불임과 난임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병원에 가지 않고도 좀 더 간편하게 임신 가능 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김 대표는 "당시 제품을 내놓기를 조금만 더 망설였다면 다른 업체에 아이디어를 선점당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타이밍이 정말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번 CES에서 ㈜인트인은 남성용 스마트 자가 정자 진단기기 및 분석 알고리즘인 '오뷰엠(O-VIEW M)'을 선보이고 있다. 남성정자의 수와 운동성을 확인할 수 있어 불임이나 난임을 겪는 부부에게 도움이 되며, 반대로 정관수술 예후 관리에도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출시 3개월 만에 한국에서만 1만개가 판매된 이 제품은 지난달 일본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러시아 시장도 노크 중이다.

그는 서울에서 기업체를 시작했지만 대구로 옮겨오면서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여러 창업지원 기관 단체 중 대구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실리콘밸리에서만 4번 투자유치 설명회를 가졌고, 덕분에 수월하게 투자 유치가 가능했다"며 "내가 열심히 공부하고 찾아다니는 만큼 기회의 장도 많이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인트인은 스마트 홈 헬스케어 전문 생산업체로 성장해,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과 함께 다양한 제품을 개발중이다. 올해 안에만 15개 이상의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가슴에 와닿는 현실적인 조언들

이날 멘토링 미팅에는 그 외에도 최운백 대구시 혁신성장국장과, 정해용 정무특보,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최석헌 대구TP모바일융합센터장 등의 공무원 및 전문가 멘토가 참석했다. 또 자동 골프 트롤리 제조업체인 ㈜티티엔지 이배희 대표, 레저용 스마트 배터리 충전기 및 점프스타터 제조업체 ㈜에너캠프 최정섭 대표, 피부 진단·재생유도 솔루션 기기 업체인 ㈜릴리커버 안선희 대표, 전기차 충전시스템을 만드는 대영채비㈜ 정민교 대표가 함께 '멘토'로 자리했다.

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김현우(22)씨는 "창업에 있어서 시장분석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했고, 광고마케팅 관련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유은지(32)씨는 "더 열심히 기업을 성장시켜 CES 참관이 아닌 '참가'를 할 수있는 기업이 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게됐다"고 했다.

장은진(21)씨는 "시작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타인에게 일을 시킨 것이 끝이 아니라 항상 다시 체크하는 꼼꼼함이 필요하다"는 실무적인 가르침을 새겼다고 했고, 김의찬(24)씨는 "문제 해결 과정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세와 더불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디지스트 등 국책 연구기관의 도음을 통해 사업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새로운 대안을 알게됐다"고 했다.

강소명(23)씨는 안선희 대표가 이야기해준 "스타트업을 할 경우 팔방미인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또 인생을 살아가면서 '외국어 하나씩은 꼭 할것' , '자신만의 스페셜티를 가질것' 이라는 팁들이 정말 창업 뿐 아니라 사회 진출을 준비 중인 대학생에게 큰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