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제2공장 입구. 주민·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싸워야 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영풍제련소를 방문한다고 해서 이곳을 찾았지만 '비공개'라며 공장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해서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환경부 장관이 영풍제련소에 처음 방문하는 일은 상징성이 남다르다"며 "장관이 이 현안을 어떻게 보고 이해하는지 알고 싶었는데 왜 비공개로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장관이 17일 취임 후 첫 대구경북 방문 일정으로 영풍제련소를 찾았지만, 비공개로 일정을 소화해 주민과 환경단체의 빈축을 샀다.
게다가 비공개 이유를 놓고 환경부는 영풍제련소를, 영풍제련소는 환경부 탓으로 돌리며 책임 공방까지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조 장관은 오후 3시쯤 영풍제련소를 찾아 제련소 관계자들로부터 공장 현황 등에 대해 40분가량 브리핑을 받았다.
조 장관은 "세월이 흐르면서 환경적 변화가 많았던 만큼 일부 공장과 시설만 고쳐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사업장이니 큰 틀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일을 해달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제련소 내 정수공장과 침전저류지를 둘러본 뒤 조 장관은 1시간 10분가량의 현장 방문을 마치고 다음 일정을 위해 공장을 떠났다.
조 장관과 환경단체의 만남은 석포면에서 영주 방향으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성사됐다.
환경단체 회원들이 조 장관 차량 이동 길목에서 '환경부 장관님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현수막을 들고 진로를 막아서다.
뒷좌석 창문 사이로 조 장관을 맞이한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장관님을 직접 만나 뵙고 얘기하고 싶다. 이달 내로 일정을 잡아달라"고 했고, 조 장관은 "관련 협의체가 구성돼 있다"는 원론적 답변을 했다가 질문이 반복되자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비공개로 일정을 진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워낙 일정이 많고 계속 바뀌면서 확정하지 못하다 보니 비공개로 하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석포제련소의 운영은 지역 주민 생계와도 큰 관련이 있다.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고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 모두가 만족할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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