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스카이캐슬 신드롬'이다. 대한민국 최상류층 부모들이 자녀의 대학입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치는 내용의 드라마 '스카이캐슬'.
극도로 과열된 입시 경쟁 속에서 기형적인 사교육 현장과 입시의 현실을 생생하게 반영하며 수많은 명대사들을 낳는 등 내달 1일 종영을 앞두고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성(城) 안 특권층의 입시 교육을 지켜보면서, 성 밖 시청자들은 '그렇지 못한' 자신을 오버랩 시키며 불편해한다. 과연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 소수 특권층의 기득권 유지의 수단으로 작용할까?
다수의 학부모들은 도입 목적과는 달리 학종이 돈 없고, 방법 모르고, 능력이 따르지 않으면 접근이 어렵다고 여긴다.
또 학종의 예측 불가성이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다고 여기면서 입시체제에 대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확산시킨다. 스카이캐슬 신드롬이 학종을 정의롭고, 공정하게 바꿀 수 있을까?
◆'예서'형 학생, 명문대 입성 가능할까
극 중 한서진역(염정아)의 딸 강예서는 교과목 공부부터 동아리활동, 소논문 등 비교과 활동까지 엄마가 주선해준 전문 '코디'에 의존한다. 공부에 있어서 근성과 승부욕이 강하지만, 서울대 의대 합격을 위해 누가 빼 돌린 학교 내신 시험지를 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진로에 대한 분명한 목표는 있어도 인성이나 도덕적 측면에서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인물인 셈이다.
현실의 학종에서 과연 이런 '예서형 학생'이 입시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학부모들은 예서가 의대 합격을 예약해 놓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았다. 면접까지 코디의 손길이 미치니 무난히 통과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자립적으로 대학생활을 잘 이어나갈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고 '걱정'한다.
고교생 학부모 권오영 씨는 "예서처럼 귀하게 자라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아이들이 현 학종 체제에서 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인성을 중시하는 의대에서 특별히 검증할 만한 전형요소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서가 목표로 하는 서울대 의대만 놓고 봤을때, 합격 가능성이 모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대 의대의 다중미니면접(MMI)은 학생들의 진면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것.
도규태 대구시진학진로지원단장(경북대사대부고 교사)은 "MMI는 인성과 철학적 사고를 검증하려는 문항이 많은데, 아무리 좋은 사교육을 받더라도 단기간에 대비할 수 없다"며 "교과지식, 인성뿐만 아니라 사고력과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테스트한다"고 했다.
◆제도적 변화 없으면 성(城) 밖의 상실감 여전
자녀를 피라미드 꼭대기로 올려놓고자 하는 것이 스카이캐슬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의 지향점이다. 일반 학부모들의 욕망도 어쩌면 그들과 다르지 않다.
다만 경제적 어려움, 혹은 정보력의 한계로 계층간의 사다리는 점차 무너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 대입제도 하에서 캐슬, 즉 성(城) 안의 사람과 성 밖의 사람들 간의 차이를 어떻게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할까.
윤일현 지성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소위 명문대들이 보이지 않는 고교등급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그들만의 리그에 들러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학들이 학생 선발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나타내도록 사회적 요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곽정혜 씨는 "최근 학력고사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정시 비중을 늘리자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현 대입제도에서 공정성이 많이 약화됐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예용대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교육시스템이 차별 없이 평준화돼 있고, 입시에 대한 정보도 충분히 열려 있다"며 "학종 또한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의 평생 진로를 위해서는 현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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