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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주식 투자금으로 기부왕 노릇한 '청년 버핏' A씨 사기 혐의로 구속

경찰 "기소의견으로 송치, 비슷한 피해 입은 투자자들도 조사할 방침"

대구 성서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성서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주식 투자로 불린 돈을 기부했다며 유명세를 얻은 '청년 워런버핏' A(35) 씨(매일신문 1월 25일 자 2면)가 자신의 명의로 기부하고자 지인의 십억 대 주식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1일 A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6년 10월부터 6차례에 걸쳐 투자자 B씨에게 고수익을 약속하며 주식 투자금 명목의 13억8천만원을 받아간 뒤 애초 약속과 달리 이 돈을 학교와 자선단체 등에 기부금으로 제공하고서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B씨 외에 다른 투자자 9명에게서도 20억원을 투자받아 기부에 쓰거나 주식 매매를 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비슷한 피해자가 더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뒤 추가 수사를 거쳐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2013년 대구 모 대학 재학 당시 주식으로 벌어들인 1천500만원을 자신이 소속된 학과에 장학금으로 기탁해 주목받았다. 당시 기탁금이 1억원으로 잘못 알려져 유명세를 탔다.

그의 자산이 400억원대로 알려진 가운데 각지에 거액을 기부하면서 '청년 버핏', '기부왕'으로 알려졌으나 2017년 한 주식전문가가 주식 투자실적 공개를 요구하면서 그의 자산이 부풀려진 것이며 기부 등도 자기 자산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돈으로 행한 것임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박 씨는 당시 논란에 "실제로 주식에 투자해 벌어들인 돈은 14억원 정도"라며 기부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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