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미 2차 정상 회담에서 '종전 선언' 의제 가능성...직후의 미중 정상회담으로 '빅딜' 기대도 커져

비건 "트럼프 종전 준비돼 있다" 언급…미국 의회 등 부정적 여론도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2차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해 합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2차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해 합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다음 주 초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북미 2차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이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 말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직후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등 연쇄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을 포함한 '빅 딜'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미국의 대북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개표는 3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대학 월터 쇼렌스틴 아·태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준비가 돼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미국의 대통령은 지금이 한반도에서 70년간의 전쟁과 적대감을 극복해야 할 때라고 확신하고 있다. 갈등이 더는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북미간에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조치를 맞교환하는 정상 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실무협상 대표가 공개적으로 종전 선언을 언급한 것이어서 예사롭지 않다. 미국 측이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66년째 이어지고 있는 한반도의 '일시적인 전쟁 중단' 상태를 끝내는 종전선언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회담한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남북미중 4자가 참여해 종전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최적의 '외교적 세팅'이 마련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1일(현지시간)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단과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을 만나기 위한 국외 방문과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한 국외 방문을 연계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가능한 일"이라며 연쇄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이 핵 협상의 열쇠를 함께 쥐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 무역협상과 더불어 한반도 문제를 함께 조율할 것이 유력하다. 이처럼 북미, 미중 연쇄 정상회담이 확정될 경우 사실상의 북·미·중 '3자 회담'이 간접 개최되는 셈이어서 종전선언 등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빅딜'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그러나 문제는 종전선언 자체만으로는 비핵화 협상의 성패를 가를만한 결정적 카드가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북한으로서는 종전선언을 희망하기는 하지만, 대외경제를 옥죄고 있는 대북제재의 완화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이 북한이 협원하는 제제 완화 조치를 어느 정도 내놓을지가 협상이 진일보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선언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하더라도 미국 의회가 우호적으로 보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다. 종전선언이 단순히 정치적 선언의 의미를 넘어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 논의, 그리고 한미동맹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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