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사 청탁 거절하자 박영문 당협위원장이 내 뒷조사했다." 황천모 상주시장 법정 진술 술렁

"위원장님이 날리라면 날린다" 금품수수 자수자 녹취록 공개.. 황천모 상주시장 재판 새국면

황천모 상주시장
황천모 상주시장

황천모 상주시장이 공개 법정에서 "박영문 자유한국당(상주·군위·의성·청송) 당협위원장의 무리한 인사 청탁 등을 거절했더니 자신을 낙마시키기 위해 뒷조사를 했다"고 진술해 상주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구지법 상주지원(지원장 김상일)에서 열린 황천모 시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3차 재판에 박영문 당협위원장이 증인으로 참석해 관심이 쏠렸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황 시장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A씨와 B씨가 "선거가 끝난 6월 22일 사업가 C씨로부터 황 시장을 대신해 수고비 명목으로 각각 800만원과 500만원을 받았다"며 지난해 9월 경찰에 자수한 것이 발단이 됐다.

황 시장에게 사업가 C씨를 연결했던 인물이 박 위원장이었고, A씨와 B씨 모두 2017년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섰던 박 위원장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어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 위원장에게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C씨로부터 1천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이미 구속된 황 시장 캠프의 사무장 D씨 역시 박 위원장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황 시장은 이날 증인 질문을 통해 "지난해 7월 12일 박 위원장이 모 사무관을 상하수도사업소장으로 보내고, 6급 주무관을 5급 사무관으로 승진시켜 줄 것 등 여러 인사청탁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모두 거절했더니 박 위원장이 내가 석탄공사 상임감사 재직 당시의 뒷조사를 했고, 여성과 관련된 미투가 있지 않을까도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황 시장은 또 "당시 박 위원장 관할지역인 청송의 한 유력인사로부터 '황 시장, 큰일 났다. 박영문이가 너 죽일라고 뭐 내놓으라 하더라'는 문자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이러한 황 시장의 주장과 질문에 부인하지 않았다.

황 시장의 변호인은 또 "자수한 B씨와 사무장의 8월 30일 통화 녹취록에서 B씨가 '(황천모) 시장은 100% 끝납니다. 나는 (박영문) 위원장님이 날리라고 하면 확실하게 날립니다. 가서 저는 고발합니다'고 말한 20일 뒤 실행한 것은 어떻게 보느냐"며 박 위원장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모르는 일이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황 시장 관련 재판이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폭로와 녹취 등으로 점점 치열해지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상주시민은 "이날 재판 내용이 알려지면서 설 연휴 상주지역 정가는 물론 시민 등 상주 전체가 술렁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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