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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림, 3·1운동·임정수립 100주년 맞아 '안동무궁화' 복원과 법률적 국화 제정 추진

안동 예안향교 무궁화는 국내 최고령 무궁화나무(100년 안팎)로 인정받다 2011년 고사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안동의 유림 등은 고사 직전 나무가지를 잘라내 꺾꽂이하는데 성공해 예안향교 앞뜰에는
안동 예안향교 무궁화는 국내 최고령 무궁화나무(100년 안팎)로 인정받다 2011년 고사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안동의 유림 등은 고사 직전 나무가지를 잘라내 꺾꽂이하는데 성공해 예안향교 앞뜰에는 '애기 나무'가 자라고 있다. 안동무궁화보존회

3·1만세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의 성지' 안동의 유림과 학자들이 '안동무궁화' 복원과 함께 무궁화의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률 제정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안동무궁화 보존회'(가칭)는 오는 3월 1일 창립총회를 갖고 안동무궁화 복원과 보존, 보급에 나서기로 했다. 태극기와 달리 국화로서 법률적 뒷받침이 없는 무궁화를 관리할 수 있는 법률 제정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경북도 독립운동기념관과 월영교 3·1운동 기념탑 부근에 안동무궁화를 기념식수하고, 3년 안에 1천 그루 이상의 안동무궁화를 전국에 보급할 예정이다.

'안동무궁화'는 1919년 안동의 선각자와 유림들이 나라 잃은 슬픔과 독립의 의지를 새기기 위해 심고 가꾸었던 우리나라의 재래종 꽃으로, 안동 '예안향교' 앞뜰에서 자라다 2011년 고사했다. 경북도가 2004년 보호수로 지정했지만 관계기관의 무관심으로 2010년 6월 고사 판정을 내리고 보호수 지정도 해제했다.

하지만 당시 예안향교 전교였던 박원갑(82) 전 경북도 전교협의회장이 시들어가는 나무의 가지를 잘라 삽목(꺾꽂이 ; 가지나 잎을 잘라낸 후 다시 심어서 식물을 얻어내는 재배 방식)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해마다 예안향교 명륜당 뜰에는 2세목 애기 무궁화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다.

안동무궁화 꽃. 안동무궁화보존회
안동무궁화 꽃. 안동무궁화보존회

예안향교의 '안동무궁화'는 2003년 선보인 신품종 무궁화 '삼천리'를 탄생시킨 어미 나무다. 삼천리는 전북 남원에서 자라는 무궁화 '남원'과 경북 안동에서 자라는 무궁화 '안동'을 꽃가루 교배해 만든 영호남 화합의 무궁화로 알려져 있다.

이후 안동지역 학자, 원로 유림 등은 '안동무궁화 보존회'를 만들어 복원 노력에 나섰고, 2018년 산림청으로부터 산림생명 자원 분양승인을 받아내면서 안동무궁화의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안동무궁화'는 심경구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지난 1999년에 명명했으며, 일반 무궁화 종에 비해 작지만 개화수가 많고 개화시간이 길며 진딧물에 강한 생명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진구 영남예술대학 학장은 "안동무궁화 복원은 단순한 종 복원이 아니라 독립운동 성지인 안동 정신문화의 복원이며 역사의 가르침을 새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무궁화 꽃. 안동무궁화보존회
안동무궁화 꽃. 안동무궁화보존회

무궁화사랑회중앙회 안동시지회 등은 '겨레의 노래 꽃이 되다'를 주제로 무궁화의 법률적 국화 지정을 촉구하는 국민서명 운동을 전개한다. 무궁화는 우리나라 국화지만 지금까지 국가기관이 무궁화를 국화로 결의하거나 법령 등으로 공포한 적은 없다. 16대, 18대, 19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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