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족도 뛰어난 대구 행복학교…올해 자율성·전문성 더 높인다

74개교서 특성화 교육 진행…학생 행복역량 키우고 학부모 사교육비 절감 효과

대구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서촌초등학교는 2011년 전교생 수가 65명에서 이듬해 83명, 지난해 말 1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열악한 교육 환경과 학생 수 감소로 통폐합 위기에까지 몰렸던 이 학교에 숨을 불어넣은 것은 다름아닌 '행복학교'로의 변신이었다.

대구의 행복학교 1호인 서촌초는 '아토피 안심 행복학교'로, 아토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유·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또한 교실 천장, 바닥 등 모든 시설을 친환경 자재로 바꾸고 자연친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교육을 도입했다.

이렇듯 행복학교는 학교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통해 지역 교육의 균형발전과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한 몫하고 있다. 올해로 지정 5년차를 맞은 명덕초, 서대구초, 서남중의 성과를 짚어보고, 올해 대구시교육청의 행복학교 운영 방향을 살펴본다.

◆운영 5년차 행복학교 "만족도 90% 이상"

행복학교는 대구시교육청이 학교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별도로 지정하고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한다. 2011년 서촌초를 시작으로 이듬해 가창초, 유가초 등 2개교 등 매년 추가로 행복학교를 지정해 지난해 총 74개교(초등 39개교·중등 35개교)가 운영되고 있다.

이 중 명덕초는 '행복한 아이(I), 반짝반짝 빛나는 샛별(STAR) 플러스 명덕교육'을 주제로 진로 및 영어중점 특성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한 진로 찾기(Imagine) ▷영어와 국제문화 이해 교육(Smart) ▷SW 및 IT리더 학습(Technology) ▷인성 프로젝트 활동(Attitude) ▷책임감 있는 세계시민 교육(Responsibility) 등 주제별로 다양한 교육활동을 편성했다. 생활 속 영어 활용도를 높이고자 영어동화책 읽기, 영어 바자회, 영어 캠프, 영어연극동아리, 세계 문화체험 등의 행사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특히 명덕초는 314명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행복역량 및 행복도 조사에서 '나는 내가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문항에 대한 점수가 5점 만점에 4.80점으로 높았다. 또한 '우리 선생님은 나를 이해해주시고 내가 학교생활을 잘하도록 도와주신다'에 대한 점수가 4.83점으로, 교사에 대한 신뢰가 무척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대구행복학교로 지정된 명덕초 학생들이 SW수업을 통해 만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2014년 대구행복학교로 지정된 명덕초 학생들이 SW수업을 통해 만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서대구초는 다문화학생이 전교생의 31%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저소득 가정, 맞벌이 및 결손 가정도 많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건강 힐링 행복학교'를 내걸고 바이올린, 오카리나, 우쿨렐레 등의 음악활동과 수영, 프리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등 에듀 스포츠 활동 중심의 특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교육의 기회가 적은 학생들에게 이같은 프로그램은 정서적·신체적 행복역량을 크게 키워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행복역량 및 행복도 조사에서 자신을 가치있게 생각하고, 감정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긍정' 문항의 점수가 눈에 띄게 높았다.

서남중도 학생들의 건강, 지역주민과의 네트워크 형성에 초점을 맞춰 '수영 중심 체육교육'을 주제로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지역기관(서구청, 상중이동주민센터)과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교육기부행사, 진로체험 등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 사교육비 절감에 따른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행복학교 운영 5년차인 이들 학교의 2018년 학생, 학부모 평균 만족도가 모두 90% 이상으로 나타났다"며 "학교별로 우수한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변화하는 환경에 따른 개선점은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구초 학생들은 수영, 프리테니스 등 에듀스포츠 활동을 통해 체력을 기른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서대구초 학생들은 수영, 프리테니스 등 에듀스포츠 활동을 통해 체력을 기른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수업이 즐거운 행복한 학교로

지금까지의 행복학교는 학교별 특성화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및 현장체험학습에 치중됐다는 평가다. 또한 예산 투입 대비 효율성 분석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대구 행복학교 운영 방향은 이같은 점을 반영해 '협력과 배움으로 꿈을 가꾸는 학교'로 나아갈 전망이다.

▷기초·기본 학력 책임지도로 배움이 즐거운 교실 ▷창의·융합 인재 육성을 위한 최적화된 교육과정 ▷미래역량 함량을 위한 교실 수업방법 개선 ▷초등 놀이학년·학기제 운영으로 신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뿐만 아니라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자율적인 학교 풍토 조성 ▷자발적인 교원 학습공동체 운영으로 전문성 신장 ▷민주적 의사결정에 의한 학교 경영체제 구축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통한 수업몰입 교육환경 조성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이상근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지난해부터 대구 행복학교들이 건강, 문화 등의 영역 구분 없이 학교 특성화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대구의 모든 학교가 '우리 학교도 행복학교인가'라는 생각에서 나아가 '우리 학교가 행복학교다'라는 생각을 갖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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