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K 국회의원들 설 민심 들어봤더니…"경제 문제로 울상이더라"

대구경북(TK)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바라본 설 연휴 민심은 경제 문제에 집중됐다.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서민 경제, 최저임금 인상 및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한 기업인의 아우성, 이와 관련한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TK가 자유한국당의 텃밭인 만큼 오는 27일에 열릴 한국당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과 함께 지역 정치권의 지도부 입성에 대한 기대도 나왔다.

◆대구, 여야 모두 "경제부터 챙기라"는 훈수 들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무소속 국회의원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법정구속 등 설 직전 악재가 겹쳤던 여당은 명절 연휴 기간 내내 호된 질책을 들었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한 소득주도 성장의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아우성이 컸다.

홍의락 민주당 의원(대구 북을)은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을 약속했으니 '우야든동 좀 먹고 살게 해 달라!'는 질책을 가장 많이 들었다"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정책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는 요구도 많았다"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또 "힘 있는 여당이 돌파구를 마련해 달라는 촉구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모처럼 만에 비난의 화살이 여당으로 쏠리는 명절을 맞았다.

곽대훈 한국당 대구시당위원장(대구 달서갑)은 "가는 곳마다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다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절규를 들었다"며 "'여당은 믿을 수 없으니 한국당이 지역경제 회생의 기틀을 마련해 달라'는 부탁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이달 말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과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김광림 의원(안동),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 등 TK 주자들의 선전을 응원하는 분들과 함께 대구 동구 조직위원장 선정 이후 불협화음에 대해 걱정하는 분도 많았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대구 동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또 자식들 취업 걱정에 저를 붙들고 하소연하는 분이 정말 많았다"고 명절 분위기를 소개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대구 달서병)는 "권력형 비리가 연이어 터지는 등 촛불 정부를 자칭해 온 문재인 정부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남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기운이 달아오르고 있는 지역 민심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북, "文 정부 경제 실정에 제대로 싸워라" 쓴소리

한국당 일색인 경북에서는 도민들이 경제 문제로 국민이 울상인 만큼 한국당 의원들이 정부 실정에 제대로 투쟁하는 야당다운 모습을 보이라는 쓴소리를 전했다.

장석춘 경북도당위원장(구미을)은 "이번 설 민심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로 정리할 수 있다"면서 "첫번째가 경제 문제로 죽겠다는 목소리였다. 두번째는 한국당이 친박, 비박으로 나뉘어 싸우지 말고 야당다운 모습을 보여달라는 주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위원장은 "자영업자들은 경기가 안 좋아서 죽겠다는 말을 많이 했고, 먹고 살려고 적금 해약했다는 분도 있었다. 기업인들은 주 52시간 문제로 R&D 분야 업무 효율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법을 모색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시민들은 구미 경제의 부활을 위해 대기업 유치에 대한 열망이 컸다"고 했다.

김광림 의원도(안동) "시장을 가보면 열이면 열 모두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탓에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찍은 아들도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경제가 안 좋다"면서 "우리 당을 향해서도 지역민들이 '자꾸 싸우지 마라' '패를 나눠 서로 공격하지 마라'고 하셨다. 싸울거면 진짜 싸워야 할 상대를 향해 제대로 싸우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박명재 의원(포항 남·울릉) 역시 "시장 상인은 울상이다"면서 "경기 악화로 문 닫은 자영업자도 예상 밖에 많아 두 세 집이 연달아 점포를 내놓은 곳도 있었다. 명절만 되면 사람이 미어 터지는 죽도시장도 텅텅 비었더라"고 말했다. 이어 "오죽하면 연휴 전에 '포항경제살리기운동본부'가 출범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제발 문재인 정부에 투쟁 좀 제대로 해달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 때문에 전당대회 기대가 컨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한국당 최대주주인 TK가 반드시 지도부에 인물을 최대한 배출해야 한다는 기대가 컸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